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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질링(Changeling)

Led Zepplin 2009. 1. 31. 23:13

 

 미국 LA의 1928년 어느 저녁 무렵...

아들과 함께 놀러가기로 했으나 회사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마지못해 출근하여 퇴근한 싱글맘 크리스틴(안젤리나 졸리 분)은...

9살의 귀여운 아들 월터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금방 나타날 것만 같은 아들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

소중한 아들을 찾기 위하여 힘든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5개월이 지난 뒤에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을 경찰로부터 받게 된다.

그러나, 경찰이 데려온 아이는 크리스틴의 아들이 아니다.

사건을 해결하여 LA시민의 신뢰를 얻으려는 경찰이 그녀의 희망은 무시한 채 서둘러 사건을 종결하려고만 할 뿐...

오직 아들을 찾겠다는 그녀의 일념은 부패한 경찰과 맞설 수 밖에 없도록 된다.

하루빨리 아들을 찾으려는 그녀의 부단한 노력 때문에 곤경에 처한 경찰은, 결국 그녀를 정신병동에 가둔다.


영화가 끝나고 일어날 즈음엔 거의 모든 여자들이 손수건으로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이던 “체인질링”은...

〈용서받지 못한 자〉〈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여 최고의 감독으로 꼽혔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필모그래피중에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마음에 각인된 영화일 것이다.

감독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들과 아들을 찾기 위한 간절한 모성으로 세상을 울린 감동의 리얼 스토리로 다시 한 번 아카데미 작품상을 겨냥하고 있다.

롱셧으로 찍어내어 제 삼자의 차가운 시선으로 몰입시킨 장면들은 크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타일로 감탄할 만하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데뷔하여 뭇사람들로 부터 무수한 꼬집힘을 당했던 안젤리나 졸리는...

절제된 감성으로 아들을 찾겠다는 오직 한가지의 일념만으로...

권력과 대항하여 진실을 외쳤던 어머니 ‘크리스틴 콜린스’의 열정적인 모성으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감동을 보여준다.

졸리의 아버지는, 헐리우드가 만든 최고의 영화 〈미드나이트 카우보이〉에서...

영화의 오프닝이 전개되면서, Harry Nilson이 부르는 드라이하고도 외로움이 묻어나는 주제곡 “Everybody's Talkin"이 잔잔하게 흘러 나온다...

촌동네를 떠나 뉴욕에서 권총 한 자루(?..^^)만을 가지고 성공을 꿈꾸는 얼뜨기 촌놈을 열연한 ‘존 보이트’와 그를 등쳐먹고 결국은 친구가 되는 절름발이 ‘ 더스틴 호프만’의 열연으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고독과 절망이 뚝뚝 묻어나는 감동... 그 영화를 본 날 영화를 곱씹으며 엄청 술을 마셨던 기억이...

서론이 길었지만, 그 ‘ 존 보이트’가 졸리의 아버지이다.

이미 브래드 피트와의 사이에 쌍둥이를 둔 졸리가 보여준 여성으로서의 농익은 연기는 ‘골든 로브’의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도 노리는 유력한 후보군에 올라 있는 정상의 연기자이며 대스타로 충분하다고 하겠다.

졸리는 더 이상 아버지의 후광으로 성공한 연기자가 아니며...

두툼한 입술밖에 뭐 볼게 있느냐는 비아냥을 아무도 더 이상 할 수 없도록 만들고야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세계 최고의 섹시스타라는 이미지를 내던지고 연기를 위하여 버쩍 마른 얼굴과 몸매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단어로서의 “Changeling”은, 바꿔치기한 아이 또는 납치해 가는 아이 대신에 두고 간다는 작고 못생긴 아이를 뜻한다.

지금도 아들과 딸을 흔적도 없이 잃은 채 울고 있는 모든 부모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영화이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도시와 정치꾼들과 경찰과 인간에게 크린트 이스트우드가 그 책임을 따지는 엄중한 영화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