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박찬욱의 'JSA 공동경비구역'은 감탄해도 될만큼 탄탄했다...
'친절한 금자씨'와 '올드보이'는 그런 박찬욱 감독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든 걸작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박쥐'는 안타깝게도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평한대로...
"더디게 온도를 올린 뒤에 피와 폭력을 담은 농담을 반복한다"
"진정한 영감을 수혈해야 할 어두운 코미디"라는 지적에 공감하게 한다.
또, '버라이어티'의 지적대로...
"아벨 페라라의 `어딕션`, 토니 스콧의 `악마의 키스`처럼 흡혈귀의 통렬한 욕구를 보여주지 못한다"따나...
흡혈귀가 갖는 흡혈에 대한 강한 갈증 또는 욕망의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는 거다.
영화가 그렇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섹스의 장면들도 고만고만 하여 욕망(?.. 감탄?)을 일으키지 못한다.
송강호의 성기노출이 어슴프레 있다고 하여 무신 대단한 센세이션도 우습고...
송강호는 영화의 평가를 미리 예감한듯이, 이제까지 보여줘 온 자신만의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엉거주춤해 보이고...
그나마 김옥빈의 열정적이고 강렬한 연기가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감하게 하며, 영화를 구했다.
영화는 독창적 영상미는 있으나, 예술영화를 지향했다면 산만하고 부족하며...
상업적으로도 블랙유머는 어설프고 지루한 채 부분 저급한 요소마져 보이고있다.
이것 저것을 골고루 믹싱하여 '종합선물세트'를 만들어 보려고 했달지라도 품질수준의 하락을 면치 못했다.
감독은 영화 제작중에 또 다른 무언가에 매진했던 게 아닐까 싶을만큼 박찬욱답지 못한 집중력의 결여를 보여준다.
어떻게 되어 떨어질지라도 자신의 삶에 대하여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메타포의 의미도 빛을 잃었지만...
새로운 시도에의 도전정신만은 높게 평가한다.
훌륭한 작품을 발표하여 성공을 거든 소설가나 영화감독이 반드시 연속적으로 좋은 작품을 생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누구에게나 슬럼프도 있고 긴장감을 잃고 루즈해 질 수도 있으며, 차기작에 대하여 여러 측면으로 쫒길 수도 있는 거다.
박찬욱의 초심같은 새로운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