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Zepplin 2010. 1. 6. 16:45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제70회(1998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타이타닉’의 주인공 ‘잭 도슨’의 대사대로 “나는 세상의 왕이다”라고 떠벌렸다.

게다가,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 개봉 후 영화 한 편으로 전 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벌어들인 첫 감독이 됐다.

‘아카데미’에서 11개 부문을 휩쓸었으니...

그가 우쭐하며 자신을 ‘세상의 왕’이라고 외칠만한 근거는 충분하다고 본다.

‘타이타닉’의 최종 수익은 18억 달러이며, 이 기록은 아직도 여전하다.

 

결론적으로, ‘아바타(AVATAR)'는 멋진 영화이다.

카메론 감독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첨단 그리고 최정상의 영상물을 지구인들에게 자랑스럽게 선물했다.

‘아바타’는 3시간의 상영시간 동안 놀라운 영상들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선보인 그 많은 CG캐릭터들이 어디까지 발전했으며 향후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지도 섬세하게 표현됐다.

 

‘아바타’의 기본 Synopsis는, 아메리칸 인디언과 한 백인병사와의 이야기를 다룬 ‘늑대와 춤을’이다.

사무라이들과 소통한 백인병사 이야기인 ‘라스트 사무라이’도 믹싱되었으며...

아마존의 열대 우림에 들어간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션’의 이야기도 그 한 축을 이룬다.

본인의 분신 ‘아바타’에 접속하는 주인공 ‘제이크’의 모습은 ‘매트릭스’와 너무도 닮았다.

‘제이크’가 고민하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가 자문자답하는 “어디가 가상이고 어디가 현실인가”를 묻는 장면은 영판 판박이다.

 

이 밖에, 판도라 행성에 떠다니는 섬들은 일본 에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섬 라퓨타’를...

‘나비족’의 집단 군무와 생활방식은, 헐리우드가 흔하게 선보인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미지를...

‘나비족’을 몰살시키기 위해 ‘나비족’의 본거지를 공격하는 잔학한 인간들의 모습은...

베트남 전쟁과 인디언 학살을 다룬 할리우드의 여러 영화와 겹쳐져 보이는 것도 감출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영화가 격이 떨어진다고 봐서는 안된다.

어차피, 모방이 창조를 부르는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영화 ‘아바타’는, 상이용사 제이크(샘 워싱턴 분)가 새로운 ‘행성 판도라’에 접근하여...

지하자원 ‘업옵타늄’을 얻기 위해 그 곳의 원주민 ‘나비족’과 같은 육체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한 ‘아바타’로 변신하여...

미션을 수행하며 펼쳐지는 단순한 스토리이다.

 

그러나, 돋보이게도 ‘판도라 행성’은 어린 시절 우리가 대체로 동화 속에서 상상해왔던 이미지(IMAGE)들을 고스란히 표현해 냈다.

울창한 숲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반짝거리는 형형색색의 나무와 기화요초, 신화에나 등장할 듯한 신기한 동물 등...

누구나 상상해 본 것들을 눈앞에 전개했다는 느낌 속으로 빠져든다.

그래서 ‘아바타’는 신비로운 영상으로 지구인들을 사로잡았다.

‘판도라’는 명백하게 우리 지구인들이 꿈꾸는 꿈꾸어야만 하는 미래의 형상 즉, ‘신세계’이다.

 

5억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

놀랍게도 영화 '아바타'에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성장전략들이 무엇인지 충분하게 표현되어 있다.

나무들의 천국인 ‘판도라 행성’과 파란 피부의 원주민 ‘나비족’은 인류의 미래인 ‘녹색성장’을 상징한다.

지구인과 ‘나비족’ 간의 유전자 결합으로 태어나는 ‘아바타’는 모방을 창조로 전환하는 ‘융합(convergence)’을 말하는 거다.

 

전문가들은 미래의 성장엔진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찾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하드웨어인 휴대폰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실상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아이폰’의 소프트웨어인 거다.

동작 인식 게임 '위(Wii)'로 유명한 ‘닌텐도’는 게임을 파는 소프트웨어 업체지만...

수익은 단말기와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들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로서 다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복합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산업은...

장치산업과 제조업에 기반을 둔 하드웨어에 편향적으로 몰려 있다.

거대한 피라미드가 콘텐츠의 활발한 교류를 방해하고 있는 구조적 모순이다.

게다가 선발주자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을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없는 것이 세계 경제의 흐름이다.

말 나온 김에 몇 가지 간단한 예를 보자.

‘IBM’은 메인프레임 컴퓨터 등 하드웨어 생산에서 벗어나 IT(정보기술) 및 기업 경영과 관련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탈바꿈한 것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복사기 프린터 시장이 레드 오션으로 변하자, 문서 종합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제록스’ 역시도 마찬가지.

 

우리나라 제조업 분야는, 태생적으로 중국과 일본이라는 큰 산이 있다.

중국이 세계 제조업을 집어삼키는 흡입력은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설 때까지 맹위를 떨칠 것이다.

부품과 소재 분야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도 결코 세계 제조업의 맹주 자리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큰 컨테이너로,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우월한 콘텐츠 전략으로 압박할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모방과 추격 전략만으로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대결하기에는 힘겨운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여기에서 잠시, ‘유엔 미래보고서’가 예상한 10년 뒤의 지구의 모습을 보자.

"2020년이 되면 ‘나노/ 바이오’가 IT를 제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다.

10억분의 1 단위를 나타내는 ‘나노’는 아주 정교한 물질의 재구성을 가능하게 해 제조업과 의학에 일대 혁명을 몰고온다.

2013년에는 ‘스마트 센서’로 암 치료가 가능해져 미국에서만 260조원의 시장이 열리고...

2015년에는 원격 진료가 등장해 총 500조원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

2019년 맞춤 약제/ 치료제 개발, 2021년 인공장기 수술...

2024년에는 암 정복과 유전자 치료가 각각 가능해진다. "

 

이 보고서는, 1990년대부터 우리 경제를 먹여살린 IT산업이 장년기에 접어들었고...

올해부터는 ‘녹색산업’이 국가와 경제의 앞날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녹색시장’은 현재 5000만달러에서 매년 30~50% 성장하여...

2020년 10조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IT가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녹색혁명에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4~5년 안에 풍력 바이오연료 원자력발전 태양광전지 등 녹색산업은...

기업들의 ‘캐시카우(cash cow : 계속적으로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사업부문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미래보고서’가 2030년 가장 각광받을 직종으로...

인간신체 제조기업/ 나노 의사/ 노화 예방 매니저/ 대체에너지/ 자동차 개발자/ 아바타 매니저 등을 꼽은 것을 보면 미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바뀔지 상상이 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우리의 기업들은 단기 성장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바이오나 헬스 분야의 미래 비전을 강조하면서도 선뜻 승부를 걸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별로 없다.

앞날이 불확실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도전정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본다.

모험을 감행해야할 기업가들이 녹색이 아닌 기존 회색성장의 모호한 패러다임의 적당주의에 갇혀있는 거다.

 

가장 큰 문제는 나노/ 바이오/ 녹색성장으로 대변되는 미래산업이, 과거 제조업처럼 단기 추격이나 모방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지난해 한국 제약회사들의 전체 매출은 10조원 안팎이다.

이 같은 규모는 세계 1위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의 연간 연구 개발(R&D) 비용보다도 훨씬 적다.

‘캐논(CANON)’은 최근 중국에 현지 사정에 적합한 저가 복사기를 투입했다.

분당 20장밖에 복사가 안 되는 흑백 기종으로, 단순 복사만 가능하다.

‘도시바’는 신흥국에 판매할 컴퓨터 개발에 착수했다.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용량을 줄여 가격을 내렸다.

‘도요타’도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00만엔 이하의 소형차를 만들고 있으며...

‘혼다’는 베트남 시장에 싸구려 오토바이를 내놓기 위해 중국산 부품을 쓴다.

세계 조명기구 1위이며 글로벌 녹색 선도업체인 네덜란드의 ‘필립스’는...

인도에서 농촌지역 생필품인 기존 조리용 스토브를 개량해 농촌 가구의 연료비 부담을 확실하게 줄이면서...

연기를 거의 없앤 후 가격을 낮추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아시아 신흥국가의 내수시장은 '황금알'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선진국 소비가 주춤해지면서...

경제 중심축이 선진국에서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중산층이 세계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 공략을 고집하던 일본 기업들도 저가 제품을 바탕으로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흥국가의 중산층 잠재력은 엄청나다.

 

미국의 저명한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가구당 연간 5000달러 이상 버는 신흥국 중산층이 2005년 5억만명에서 2015년에는 15억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미래 산업 지형을 바꾸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가 예상 인구 10억명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각각 40%,21%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당장은, 중국의 내수시장 잠재력이 가장 높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소비 비중(2008년 기준)은 37%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선진국 민간 소비가 GDP의 50%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내수시장은 그만큼 성장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중국 중산층의 비중은 2015년에는 41%, 2025년에는 61%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소득층이 많은 인도의 구매력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연간 소득이 낮은 인도 인구의 중·하류층이 2005년에는 95%를 차지했지만...

2015년부터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기업형 소매 유통 부분이 2007년부터 연평균 40%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발효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할 매력 포인트이다.

 

파란 줄무늬의 피부, 앙징맞도록 작고 뾰족한 귀, 3m를 훌쩍 넘는 큰 키, 징그럽지만 다목적용의 긴 꼬리...

양인(洋人)들은 이렇게 또 하나의 피조물을 창조하여 ‘아바타(ABATAR)’라 호칭했다.

우리의 전설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는 어떻게 재창조하여 하나의 상품으로 언제쯤 지구인들에게 내 놓을 수 있을까...

 

‘타이타닉’에서 ‘셀린디온’이 부른 ‘My heart will go on’ 못지않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음악 ‘I See You’는, ‘아바타’의 OST.로 ‘리오나 루이스’가 불렀다.

점심시간, 일찍 식사를 마치고 나온 자의 보란듯한 느긋함으로 자판기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창가에 앉아 졸다가 문득 침을 닦고 그 꿈속의 이야기를 쓰다보니...

커피는 이미 식었지만, 햇살은 따사롭다.

이 폭설이 그치고 나면, 차차로 봄이 와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