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apagos Syndrome
갈라파고스 제도(Islas Galápagos)는 남미 에콰도르의 국립공원으로 약 960km의 방대한 지역이다.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부터 1,000km 떨어진 적도 근처의 태평양에 16개의 화산섬과 주변 암초로 이뤄진 섬 무리이다.
아주 오래전 갈라파고스 제도는 해저의 화산암 분출로 부터 태평양으로 떨어져 나왔다.
비슷한 과정으로 하와이 섬도 탄생되어 오늘날의 제도를 형성한 것이다.
대표적인 섬으로는 페르난디나(Fernandina)/ 이사벨라(Isabela)/ 제임스(James)/ 산타크루즈(Santa Cruz) 등이 있다.
1535년에 이 섬들을 방문한 Fray Tomas de Berlanga 라는 스페인 주교가...
그 곳에 서식하는 거대한 거북이에 인상을 받은 후 그곳을 갈라파고스 제도라고 명명 하였다.
1885년 가을, Charles R. Darwin(1809~1882/ 영국의 생물학자)이 해군측량선 비글호에 박물학자로서 승선하여 이곳에 도착하였다.
그는 이곳에 서식하는 독특한 종류의 동/ 식물들을 채집하고 관찰하였으며...
코끼리거북과 큰 덩치의 바다이구아나/ 날개가 퇴화한 코바네우/ 작은 갈라파고스펭귄/ 다윈핀치 등이 다윈의 진화론에 큰 영향을 줬다.
그러나 당시의 다윈은 그 모든 동식물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영국으로 돌아간 그가 채집한 것들을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하여 마침내 진화의 이론으로 공식화하게 된 것이다.
Darwin의 저서 ‘종의 기원’에 서술된 여러 종의 식물군과 동물군은 현재에도 이곳에 번성하고 있으며...
갈라파고스의 전설적인 온갖 동/ 식물과 이구아나/ 커다란 거북과 바다표범 무리들은 자연 속에서의 가장 환상적인 공존을 의미한다.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철저히 격리된 진화로 인하여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모르고 있어 관광객이 접근해도 전혀 피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는 말은...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국가이거나 조직 또는 사람/ 상품일지라도 오랫동안 전체로 부터 고립되어 있다면...
두려움을 모른 채 낙후 및 퇴화를 면할 수 없다는 거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소니/ 파나소닉/ 샤프와 같은 일본의 휴대폰 업체들이...
최신 기능의 휴대폰을 내놓고는 있지만 해외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현상을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 표현한다.
일본 휴대폰 업체들이 일본 내에서는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면서도 정작 세계시장에서는 고립되어 있다는 거다.
일본의 휴대폰 업체들은 기술적인 면에서는 주도적인 혁신을 리드하였다.
하지만 내수에만 치중하면서 외부와는 단절되는 길을 걸었고 국제표준을 무시했다.
결과로,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LG에 밀려 뉴욕이나 런던의 거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외부와의 교류 없이 자신만의 영역에 고립되어 있었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일본만을 때리는 듯하여 미안한 감은 있지만...
자동차에서도 도요타(Toyota)의 리콜이 미래성장동력인 하이브리드카로 확산되면서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며 주목 받고 있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라파고스(Jalapas=Japan+Galapagos)'라며 조롱섞인 비아냥이다.
세계 최고의 자부심으로 성장제일주의와 코스트 다운에만 골몰하여 신뢰를 상실하는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이다.
미국 언론의 ‘도요타 때리기’에 대한 의도와 배경을 의심하던 일본의 언론도...
치명적인 도요타사태의 원인을 "비판은 금지되며 일괄 맹종을 요구하던 에도시대의 번(藩/ 지방영지)과 같은 체질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막강 '도요타번(藩)'의 영주 주변에는 항상 예스맨만 존재했으며...
광고의 물귀신 언론 또한 썩은 미소만으로 칭얼거렸음을 꼬집어 ‘도요타번’이 육지 속 갈라파고스의 다른 이름이었던 것을 상기시킨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대차(現代車)를 비롯한 삼성(三星)과 포스코(POSCO) 등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도 과거의 성취에 도취하여...
‘자기들만의 갈라파고스’속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되돌아봐야만 한다.
다행스럽게도, 삼성의 경우 뒷방에 물러앉아 있던 이건희 회장이 재빠르게 전면에 나섰다.
이런 일에 끼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항시 빠지지 않는 것이 정치권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신출세와 부정부패에 눈이 멀어있는 모습이 도요타와 똑같다.
여야를 불문하고, 민생(民生)은 뒷전이며 오직 당리당략(黨利黨略)만 존재한다.
언젠가 AFP통신은 “한국에서 국회(國會)는 가장 준법의식이 낮은 기관”이라고 악평했다.
정치인 스스로가 국가브랜드를 추락시키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고도 그들이 국가브랜드 운운하는 ‘티브이 광고’는 차라리 희극이다.
근자에 대한민국이 괄목(刮目)할만한 성장을 보였다하여 세계각국으로 부터 칭송을 받자...
그 우쭐함으로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빠진 권자들과 관리들을 본다.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권력 중 견제와 감시에서 가장 무소불위의 권력은 검찰 권력이다.
'기소독점권'이라는 막강한 흉기를 소지한 채 권력 상호간의 견제와 감시를 벗어나...
그들만의 향연(饗宴)을 즐기고 있다.
어제 검찰 권력 깊숙한 곳에 가려져 있던 검사들의 치부가 또 한 번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 중 실명으로 등장한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비리 검사를 감찰해야할 대검찰청 한승철 감찰 부장을 비롯한 전/ 현직 검사 57명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검찰 뿐만이 아니라...
최근 불거진 우리 군(軍)의 안일한 자세도 심각하다고 보여진다.
우리나라의 요소요소에 있는 관리들의 조직적인 부패와 개인적 비리는 비일비재하다.
그 썩은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민초들의 삶이 망가지고 있음이다.
MB정권은 나라의 부강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민초들의 삶을 보살피는 것에 더욱 노심초사(勞心焦思)하여야만 한다.
국가(國家)와 일부인 부자(富子)와 권자(權子)들만의 부강을 위하여 민초들의 삶이 희생되어야 한다면, 그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국가란 말인가...
중국 전국시대 노(魯)나라의 대부 계강자(季康子)가 공자(孔子)를 찾아와서 정치(政治)를 물었다.
'孔子 對曰(공자 대왈), 政者(정자)는 正也(정야)이니...
子帥以正(자솔이정)이면 孰敢不正(숙감부정)이리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정치는 바로잡는 것이니, 당신이 솔선해서 바르게 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게 아니할 수 있겠습니까?" 고 하셨다.
썩은 관리와 법관 그리고 경검찰이 있는 나라치고 민초(民草)가 안녕(安寧)한 나라는 역사(歷史)에 없다.
일본 아키타현에는 ‘핫포초 교육위원회’라는 작은 조직이 있다.
그 '핫포초 교육위원회'의 노인(老人) ‘치바 료이치’ 교육장(敎育長)이 전하는 교육이념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전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교육의 목표라는 것은, 학생을 일등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아이들이 없도록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진리(眞理)라는 것은 단순(單純)한 것이다.
복잡하고 난해한 것은 대부분 궤변(詭辯)이기 십상이다.
다시 말한다면, “모름지기 국가의 목표라는 것은, 출세를 지향하는 권자와 부자만을 양성하기 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뒤처지고 억울한 국민들이 없으며 모두가 열심히 일할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거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대하여 조용히 자신을 반추하여 보도록 하자.
나만의 세계를 위한 이분법적 접근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제삼자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주변의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평범한 지혜를 우리는 상기해야 할 필요가 절실하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