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除夕)의 기도
다시 12월의 종착역(終着驛)에 서서...
작별(作別)이라 말하기엔 바람속 어승생(御承生)의 말처럼 가버린 아쉬운 순간(瞬間)들...
추억(追憶)이라는 이름으로 저만큼 흘러가 버린 아름답고 고귀(高貴)한 시간(時間)들이...
영롱(玲瓏)한 빛으로 내 영혼(靈魂)에 가득하기를 기원(祈願)해 봅니다.
다시 제야(除夜)에 서니, 지나간 시간들이 안타까움으로 막급(莫及)합니다.
꿈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늦었으나, 다가올 시간들이 희망(希望)이기를 갈망(渴望)하며...
지나간 시간들을 감사(感謝)하는 마음으로 오늘 밤도 잠들게 하소서.
함께 웃고 울며 투쟁(鬪爭)하던 이들이 모두 떠난 거리에서 홀로 남겨질지라도...
저 먼 사막(沙漠)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듣게 하소서.
욕망(慾望)과 뜻 모를 갈증(渴症)으로 허둥거렸던 지난 시간(時間)들이 슬픔으로 남아있으나...
그리움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진실(眞實)한 감사의 기도(祈禱)를 올리도록 허락(許諾)하여 주시옵소서.
나보다 더 가난하고 아픈 이들에게 애틋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을 잃지않도록 하여 주시오며...
그나마 내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늦지 않았음을 기억(記憶)하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마음이 가난하여 눈물이 많지만, 상처(傷處)난 못난 가슴속이 웃음으로 가득하게 하옵시며...
허황(虛荒)한 꿈을 접어 겸허(謙虛)함을 잃지 않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고통(苦痛)과 슬픔 그리고 오색영롱(五色玲瓏) 섬광(閃光)의 가슴 벅찬 기쁨으로 가득했던 지난 날들을 오랫동안 추억(追憶)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고...
새롭게 만나는 시간(時間)속에서...
가난한 우리의 부러진 다리와 찢긴 가슴에 힘을 주시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강(强)한 용기(勇氣)를 주시옵소서.
폭풍(暴風) 격랑(激浪))의 바다와 같은 이 시대(時代)에...
모든 이들의 평화(平和)와 건강(健康)을 축원(祝願)하며 감사(感謝)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