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쥬라기 월드'

Led Zepplin 2015. 6. 17. 23:33

 

 

  1993년 여름에 <쥬라기 공원>이 개봉되었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이란 것만 갖고도 기대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마침내 영화가 개봉되자, <쥬라기 공원>은 그 엄청난 비주얼과 상상을 초월한 기술로 그 당시까지 영화의 자잘한 재미에 길들여져 있던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였으며 상상력에 대한 실제적 재현에 대한 가능성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그야말로 놀랄 짜였던 거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1997<쥬라기 공원2>, 2001<쥬라기 공원3>는 민망할 정도의 이야기와 완성도를 선보여 참패작으로 그치고 말았다. 그 후, ‘공룡 쥬라기와 스필버그에 관련한 소문은 잊어버릴 만하면 끊임없이 맴돌았으나 사람들은 그래봐야 별 거 있겠느냐는 식으로 시큰둥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시간이 흘러 쥬라기 공원폐장 22년 후, 스필버그는 코스타리카의 남서쪽에 있는 이슬라 누볼라 섬에 완벽한 공룡의 세계를 창조하였으며 확실하게 준비된 쥬라기 월드로 컴백한 거다.

 

아쉬움은 있다. 1편을 복사한 듯 비슷한 이야기와 설정은 어쩌면 이것이 <쥬라기 공원>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나이 들고 돈 많이 번 스필버그의 나태한 한계라고도 보여 진다. 또 하나, 맷 리브스 감독의 <혹성탈출>이 오버랩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시각적 착오일까. 그리고, 큰 기대는 금물이다. 오직, 재미에만 눈을 두도록 하자. 하나 더, 반드시 대형극장의 와이드 화면으로 보도록 권유한다. ‘메르스만 없었다면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끌어모을 수 있었을텐데 투자자들을 발을 동동 구르며 차가운 맥주로 끓는 속을 식히고 있을 것이다.

 

관전포인트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공원의 주인공인 여러 가지 공룡들의 완벽한 비쥬얼. 스필버그의 오랜 동반자인 조지 루카스가 책임자를 맡아 근육 한 조각마다, 숨 쉬는 코의 섬세한 씰룩거림 마져도 무쟈게 실감난다. 다른 하나는 이야기와 액션의 절묘한 결합이다. 추억의 1편에 대한 오마쥬가 엿보이는 부분은 영화가 도착점을 향하여 질주할수록 그 가속력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진부하지만,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것이 아름답다는 메시지와 돈이 전부가 되어버린 비정한 현실에 대한 풍자도 그런대로 점수를 줄만 하다.

 

영화는 스필버그 감독의 것이지만, 현장을 이끈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과 크리스 프랫 그리고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연기는 공룡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다. 영화는 설명이 필요 없다. 설명은 씰데읎는 사족일 뿐이다. 그냥~ 보면 된다. 인간의 호기심이 끝도 없는 우주를 향하여 무한하게 진출하여 나아가기도 하지만, 지나온 머나 먼 과거를 향하여도 엄청난 상상력으로 역추적하고 있다. 곧 머지않은 날에 펼쳐질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는 그 무한한 꿈의 나날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