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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 비스타 그리고, 숭례문과 금각사

Led Zepplin 2008. 2. 14. 01:33

 

  지난 년말년시에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루체비스타(lucevista)가 아름답게 전시되었습니다.

아름다워서 보기엔 좋았으나, 왠지 그 이름이 석연치 못하고 찜찜하여 알아보았더니...

왜... 몇년전엔 '루미나리에' 라고 불린 기억들이 나십니까?

'루미나리에'라고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되었을 때... 모두들 "어머... 너무 아름답다...!!!"하며 감탄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역시도 그랬거늘...

어느 해 부터인가 '루체비스타'라는 생경한 이름이길래 뭐가 다른 것인줄 알았더니...

다른 것이 아니오라, 이 아름다운 빛의 축제를 일본이 잽싸게 상표등록을 하여 우리나라에선 '루미나리에(luminarie)'라는 이탈리아 고유의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일본인들의 민첩한 상혼을 다시금 새겨보게 되는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얍삽한 일인들이...

금번 숭례문 불타는 것을... 생중계까정 하문서 남의 집 대문 불타는것을 을~매나 고소한 마음으로 즐기면 불귀경을 해쓰까 생각하문...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으로 홧딱지가 나서 친구들과 어울려 술만 펐습니다만(음매... 속터지고 열불나는거)...!!!

 

천년의 자존심이 붕괴된 이 엄중한 아픔과 분노야말로 당장 국상(國喪)으로 치루어야 마땅하지만,

이 혹독한 불경기에 그러지않아도 어려운 국운의 시기에 민심의 혼란이 우려되는 바...

대통령은 즉각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고...

문화재청장 / 소방방재청장 / 숭례문을 대책없이 개방한 전 XX시장 개새 이XX / 공짜라는 소리에 홀딱 경호업체를 KT로 급변경한...

무분별한 잔대가리 중구청장과 죄가 있고 니핑계 내핑계로 미루며 일관하는 담당 간부 관료들은 전부 강제 사직시키고...

그 개새들의 재산 몰수를 통하여 아름다운 숭례문을 원상 복원시켜야 하며...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문화재들이 오늘과 같은 사태를 재발하지 않도록 전 세계를 대상으로 케이스를 연구하고 조사하여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기간을 정하여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고 엄정하게 정확한 복원을 이루어내야만 합니다.

 

또한, 복원을 위한 정리의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파손된 자료와 폐기물도 충분히 검토하여 함부로 파괴하고 버려서도 안됩니다...

이미 손상되었다고는 해도, 그 물건들은 우리 한국인의 역사와 전통과 철학과 문화이기 때문에 잘 보관하여야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각 부문별 총체적인 시스템의 부재 또는 결핍... 서두르지 말고,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조율되어야만 작금과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일본의 교토 지방에 건물의 벽면을 온통 금으로 둘러친 3층 누각으로 된 '금각사'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습니다.

건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정원과 연못 그리고, 주변이 모두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어서...

우리가 조선의 대표적인 정원 문화를 이야기할 때에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 전남의 '소쇄원'을  거론하듯이...

일본이 자랑스러워 할만큼 정원 문화가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금각사라고 '사'짜가 들어 가니까 우리 식의 절을 연상하게 되는데... 일본에서 '사'라고 하면 우리와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금각사'도 1950년대에 그 절의 21살된 행자승이 "사회에 대한 복수심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어서" 불을 질렀답니다.

일본의 대표적 극우소설가 '미시마 유키오'가 소설 '금각사'를 발표하여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으며, 

'시바 료따로'라는 기자가 '금각사'의 화재 사건을 특종으로 대서특필하여 유명세를 탔는데, 그 또한 일본의 유명작가가 되었죠.

오랜 시간을 두고 거듭 복원을 반복하여 지나치게 금빛 찬란하다는 '금각사'는... 예전의 찬란하면서도 우아했다는 그런 감칠맛은 떨어진다지만...

반세기에 걸친 오랫동안의 정성으로 인하여 일본인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소설 '금각사'를 처음 읽으면서 소원처럼 보고싶던 '금각사'를...

40대 초반에 만나 본 기쁨은 무척이나 가슴 떨렸지만, 상상처럼 우아하면서도 깊은 맛은 좀 떨어지더군요... 물론, 천박하게 찬란하지는 않았구요...

일본이 금각사를 복원한 케이스를 세밀하게 벤치마킹하여... 서두르지 말고 제대로된 복원이 이루어지기를 충심으로 기원해봅니다.

(복받히는 감정을 쪼매 다스리고...)... 어찌 되었거나, '루미'나 '루체'이거나 둘 다 빛을 의미하는 이태리어이며...

'나리에'이거나 '비스타'이거나 우리말로 하면 도찐개찐인거외다...

 

르네상스 말기 16세기에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왕비의 행차를 기념하기 위하여 시작되어...

성인과 빛이 가진 정신 가치를 나타내기 위한 종교의식으로 발전하였답니다.

최근에는, 색깔과 크기등이 다른 전기 조명 장치를 이용하여 환상적인 3차원 빛의 축제로 발전하였으며,

그 종류에는 아치형태의 구조물을 조성하여 빛의 터널처럼 보이도록 하는 갤러리아(Galleria),

단순한 평면형의 구조물을 통하여 원형과 마름모형 등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스팔리에라(Spalliera),

화려하면서도 웅장함을 표출하기 위하여 갤러리아의 출입구에 조성하는 파사드(facade)가 있다는군요.

다시한번 숭례문의 붕괴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그 아픔을 루체비스타의 현란한 불빛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달래고저합니다... 

 

 

 

 

*****  참고로...

         ( 예전의 금각사 )                              ( 불탄 금각사 )                             ( 복원된 금각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