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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4'의 인문학적 상상력

Led Zepplin 2008. 5. 30. 15:17

 

 

영화 <인디아나 존스 4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가 개봉 첫주만에 전 세계에서 약 3266 억원의 떼돈을 벌었단 소식이다.
이 영화는 제작비 약 2000 억원을 들여 개봉 첫주만에 본전을 뽑고, 16일 현재 수익만 약 1300 억원을 뽑는 대박을 기록했다는 야그다.
영화는 마야 문명의 유물로 전해지는 찬란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해골'의 주인이 정글속의 원주민인가,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가, 아니라면 그 정체는 뭔가 라는 물음의 해답을 추적하는 영화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존스 박사는 소련군에게 납치되어 네바다 사막의 미군 비밀기지에 끌려온다. 엄청난 규모의 비밀창고에서 찾아내는 그 물건은 바로 외계인의 시체이며 소련군이 원하는 것은 그 시체에 있는 크리스탈 해골인 거다.  
“크리스탈 해골이란 것은 외계인의 해골인데, 인간의 뇌파를 조정한다거나 수천 년 인류의 지식문명을  한 순간에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그런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다는 거다.
<인디아나 존스 4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크리스탈 해골’이 가장 중요한 소재이자 유물로 등장하는데...

크리스탈 해골은, 1924년 탐험가 F.A. 미첼 헤지스가 중앙 아메리카 루바툰에 있는 마야의 고대사원을 굴착하던 중 처음으로 발견한 매끄러운 표면을 갖는 두개골과 턱이 분리되어 어둠에 대한 이상 반응 등 현대 과학으로도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특징들로 발견과 동시에 최고의 미스터리로 떠오른 유물이다. 이후에도 세계 각지에서 각기 다른 모양, 색깔, 특징의 크리스탈 해골들이 속속 보고되었는데, '신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능력을 지녔다' '외계인이 만든 산물이다' 등 세계적으로 많은 추측과 가설을 낳고 있다.

정체불명의 해골이 발견된 이후, 고고학자들을 통해 발견된 크리스탈 해골의 종류도 수없이 많으며 그 중 영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크리스탈 해골을 만들기 위해 제작진들은 오랜 시간 마야 문명의 사진과 역사책을 파고 들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탄생시켰다고... 
 

영화는 지난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을 무대로 삼으면서... 지난 1,2,3 편의 시리즈를 보았던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떠오르게 하지만, 촘촘히 들여다 보면 '지식의 경제학'이거나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현 시대의 급격히 떠오른 화두를 갖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봐야 한다.
영화에서 존스 박사가 깨달은 마야 문명의 비밀이 < 황금은 지식의 메타포 >라는 거다. 전설 속 황금 도시의 피라미드 벽화에는 마야인들이 어느 누구에겐가 농업과 치수에 관한 지식을 익혀서 농업을 일으키고, 마야 문명의 꽃을 피우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상세하게 전개하여 벽화로 보여주는 장면이 그걸 말하는 거다.

고등학교 시절에 우리는 생산의 3대 요소가 토지/ 노동/ 자본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요즘은 생산의 3대 요소가 사람/ 아이디어/ 재료이며 작금의 세계는 '지식기반경제사회'로 이행 중이라는 거다. 

해리슨 포드가 열연한 존스 박사는 지식경제학으로 대변되는 사람이다. 존스 박사는 연구와 강의에 전념하는 고고학자이며 여러 외국어에 능통한 인문학적 지식인이고 게다가 그는 인류의 운명이 걸린 현실 문제에 생사를 걸고 뎁비는 스펙터클한 불사신이다.
영화에서 해리슨 포드가 악당들을 물리칠 때 사용하는 강한 주먹과 거친 채찍은, 액션영화의 필수품이지만, 머리에 쓰는 중절모와 함께 보여주는 것으로써 '지식의 힘'을 상징하는 것이 명료해 진다.

 

                      ( 조지 루카스, 헤리슨 포드, 스티븐 스필버그 )

 

영화 역사상 최고의 시리즈를 가리라면, '인디아나 존스'와 '007 제임스 본드' 일게다. 당연, 두 시리즈의 작품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 세 사람의 만남은 <레이더스>(1981)부터 출발하여 이후 <인디아나 존스>(1984),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까지 이어진 세 편의 시리즈는 지난 80년대를 관통하는 문화 아이콘이자 액션 어드벤처의 바이블로서 전지구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시리즈는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겸비한 이 시대 최고의 어드벤처 무비로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았다.
인디아나 존스 3 편 < 최후의 성전 >의 개봉 이후 네 번째 시리즈가 탄생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9 년.
4 편의 제작 소식이 들려왔을 때, 언론과 관객 모두를 가장 흥분시킨 점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그리고 '영원한 인디아나 존스' 해리슨 포드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동굴 속 거대한 바위에 쫓기는 장면, 탄광차의 롤러코스터 장면, 기차 칸을 넘나드는 추격씬과 갈매기 떼의 공격 장면, 적을 응징하는 존스 박사의 경쾌하고 명료한 채찍 소리 등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아찔한 상황에서 짜릿한 모험을 선사하는 익사이팅 어드벤처 무비로서 우리 시대의 기념비적인 명장면들을 탄생시켜왔다. 이번 영화에도 액션, 모험, 스릴, 게다가 유쾌한 유머감각을 여전히 자랑하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이기에 기대하고 있는 짜릿한 서스펜스와 쾌감을 유감없이 맛보였다. 영화는 주인공과 혼연일체가 되어 경험하는 듯한 흥미롭고 유쾌한 모험을 통하여 카타르시스가 시원하게 해소되는 '인디아나 존스'라는 마약이며 유일무이한 약명이다.

이미 지난 시절에 < ET > < 죠스 >< 쥬라기 공원 >< 마이너리티 리포트 > 등을 통해 CG의 한계가 없음을 멋지게 보여줬던 스티븐 스필버그와 SF 걸작으로 추앙 받는 <스타워즈> 시리즈로 혁신적 CG의 세계를 보여줬던 조지 루카스... 영화는 그 두 재주꾼들의 화려한 CG로 잘 꾸며진 액션과 인간의 몸에 전적으로 의존한 리얼 아날로그 라이브 액션을 통하여 배우의 사실적 연기를 되살리면서 고전적 모험담의 전통을 부활시키면서도 오감 만족의 스릴과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약간 어벙할 정도로 느껴지는 어느 덧 60대 중반 나이의 해리슨 포드의 굼뜬 행동은 애교라고 보아넘기자.ㅎㅎ

 

영화의 말미에, 우주인들이 지하 동굴을 파괴시키면서 우주로 귀환하는 장면을 보면서... 선진국들의 '꿈과 감성' 즉슨 기술·예술·지식을 통합한 개념의 '인문학적 상상력'이 이렇게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 시대에, 그들은 그들이 추구한 부가가치를 이루고 난 뒤에는 우리의 추격을 따돌리고 그들이 이룩한 동굴을 파괴하며 또 다른 부가가치를 향하여 달아날 터인데... 어설픈 대운하와 미친 쇠고기 논쟁으로 세월을 탕진하고 있는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꿈을 꾸며 어떤 감성과 상상력을 다듬고 있는지... 통렬히 자문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