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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Medallist 최민호의 눈물

Led Zepplin 2008. 8. 11. 11:56


<올림픽>첫금의 눈물 (베이징=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60kg급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호가 시상식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jeong@yna.co.kr

  유도는 치열한 격투기이다. 유도를 배우면서 팔다리 부리지는 일은 예사요, 허리 작살나는 일도 허다할 지경이다... 유도를 배우면서 중요시되는 기술중의 하나가 '낙법'이라 이름하여 메다 꼰지거나 집어 던질 때를 대비한 떨어질 때 허리 요절나지 않고 나가 떨어지는 기술을 중요하게 먼저 가르치는 것만 봐도 익히 알수 있는일이다... 소시적 내 친구들 중에도 유도를 배우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태권도를 배우던 나는 다친 적이 없는데 비하여 유도를 하던 친구들은 자주 다쳐 팔을 깁스하고 나타난다던지 발을 절룩거리고 나타나곤 하여 우리 친구들을 놀라게 하곤 했다...

 

유도의 기술은 크게 메치기와 굳히기로 나눌 수 있는데, 메치기는 말 그대로 들어서 메치는 것인데 이번에 최민호 선수가 주특기로 활용한 업어치기도 역시 메치기의 일종이며 굳히기는 꺽기와 조르기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은 모두 위험한 기술들이다... 유도는 격렬한 운동으로 요즘 유행하는 'K-1'이니 뭐니 하는 격투기 경기의 선수들이 대성하기 위해서는 유도와 레슬링 선수들이 훨씬 유리한 이유도 그만큼 인체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기술들이 있기 때문인 거다...

 

일주일의 휴가가 마무리되던 토요일 저녁무렵, 새벽까지 퍼부어 넣은 쐬주와 맥주의 주독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지방의 고속버스에 올라탄 나는 버스가 아직 출발전이라 틀어 놓은 차안의 TV에서... 28살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고딩같은 얼굴에 마빡에 피도 마르지 않았을 것만 같은 녀석이 나타나 저보다 더 키가 큰 양놈들을 연거푸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급^^; 젊은 날의 혈기가 치솟아 고함을 내지르며 주먹을 휘두르고 "발뒷축!!!" "업어치기!!!" 어쩌구 떠들면서 응원을 했던 거다...

 

4년전 '아테네올림픽'에서 근육 경련과 중량 조절을 실패하여 동메달에 그친 한을 풀고저, 자신의 무게보다 2배반의 무게를 항상 업어치기하며 4년을 보냈으며... 소속팀인 한국마사회의 감독은 양같이 착하고 소심했던 최민호 선수에게 악질 근성을 만들어주기 위해 "상대를 무자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던지라고 주문했으며 던질 때는 상대가 아프다는 느낌이 들도록 던지라고 야단도 많이 쳤다"고...

 

'아테네올림픽'에서 한판승의 사나이로 불렸던 이원희 선수보다 더 뛰어나게 최민호 선수는 5 게임 연속 업어치기 한판승과 5 게임 연속 완벽한 무결점이라는 대단한 실적으로 금메달을 따게 됐으며 결승에서는 오스트리아에서 인기인으로 명성을 날린다던 흰죽사발 개혓바닥으로 �은 것처럼 면상(面狀)이 말끔하게 생긴 양인(洋人) 루드비히 파이셔를 개구리 논바닥에다 패대기치듯이 들어메치기 한판으로 매트에 집어 던졌던 거다(그게 일본 선수였으면, 아주 '10년 묵은 체증'이 싸악 내려 갔을텐데 말이다^^;)... 최민호 선수는 루드비히 파이셔를 패대기 치고 난 후에 심판을 힐끔보고 하늘에 손가락 하나를 세워 올리는 순간에도 본인이 금메달임을 실감하지 못하더니 곧 이내 '이겼다'는 것을 깨닫고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May Be 지난 세월 수많은 피눈물나는 훈련의 아픔이 떠오르고, 그 아픔과 아무에게도 함부로 말할 수 없었던 본인의 고독했던 설움이 복받혀 울었을 거다... 최민호 선수가 울기 시작하자, 나도 금방 가슴이 쓰라려지문서 울먹거려졌다... '대한민국이 이겼다' 와는 허벌 거리가 먼 인간 승리와 '아픔'을 마침내 자신을 극복한 기쁨에 대한 벅찬 감동이기 때문인 거다...

 

승리의 순간에 터지는 최민호 선수의 눈물을 보면서, 나는 프랑스의 로랑조페 감독이 만든 영화 'Mission'에 등장하는 인간백정 로드리고 멘도쟈( 로버트 드 니로 분)가 자신의 죄에 대하여 자책에 시달리다가 신부들의 인도로 자신의 소지품 일체를 엄청나게 커다란 걸망에 넣어 짊어지고 끌면서 이과수 폭포를 마침내 올라가서 토착민 과라니 부족의 마을에 도착하자 부족의 우두머리들이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로 멘도자를 닥달하던 중 멘도자가 말없이 고개숙여 목을 길게 뺀 채로 속죄의 의사를 표현하자 족장이 자신이 들고 있는 칼로 멘도쟈의 목을 치는 대신 멘도자가 짊어지고 올라 온 무거운 걸망의 끈을 삭둑 잘라 버리자, 그동안 폭포를 거슬러 올라오면서 참고 있었던 울음을 터트리며 통곡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인간백정 멘도쟈의 눈물이 자신의 죄에 대한 진솔한 참회의 눈물이라면, 최민호의 눈물은 그야말로 힘들었던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 대한 승리를 타인으로 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목표를 달성한 자만의 허탈함이 믹싱된 눈물일 것이다...

 

돼지를 어딘가로 끌고 가려면 반드시 그 방향의 반대쪽으로 줄을 잡아 당겨야 한다고 한다. 끌려 가지 않으려고 한껏 버팅기는 돼지에게 못 이기는 체하며 슬금슬금 양보하면 결국에는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거다... 돼지를 도축장으로 가는 트럭에 실은 때에 사용하는 방법이란다. 결승전에서 최민호 선수에게 앞섶을 안잡히려고 애쓰면서 바닥에 납작 엎드린 루드비히 파이셔를 번쩍 들어서 뒤집어 엎어 패대기 친 최선수의 감각은, 그렇게 돼지를 잡던 우리의 슬기로움에 보태어 루드비히 선수의 잔머리를 역이용한 결과이다.

유도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이번 최민호 선수의 승리에 대단히 놀라워 하며 그 기술과 파워에 유도의 진수라 칭송하며 무척 흥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년 장사'에서 한국의 '작은 거인'으로 성장한 최민호 선수에게 다시 한 번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최민호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