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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평가 기 소르망이 본 한국의 경쟁력

Led Zepplin 2008. 9. 29. 18:40

 

 

  세계적 석학이며 프랑스 파리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Guy Sorman)교수는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의미심장한 여러가지 한국의 당면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였다.

이 나라 민중의 한 사람으로써 그 중 몇 가지 대목을 되새김질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겠다. 

 

기 소르망 교수는 "한국의 노조는 아직도 스스로가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젊고 정당한 투사들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쟁 일변도의 한국 노조를 정면으로 꼬집으며, "한국 노조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 노동자와 국민 전체를 대변하면서 민주화를 주장했던 '노스탤지어(향수)'를 바탕으로 지금도 그 역할을 하려 한다",

"한국 노조는 이미 국민을 대변하는 집단이 아니라 스스로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란 사실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국민을 대표할 정당성은 노조에 있는 게 아니라 국민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과 국회에 있습니다."

소르망교수는 이어서 "많은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임금이 높아서가 아니라, 노동시장이 복잡하고 노사협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정확한 지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거리에서이건 대기업의 기업체 사내에서이건 어쩌다가 노동조합의 위원들을 마주치다 보면 번들거리는 얼굴에 당당한 투사적 모습에서 이제는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비단 나 하나 뿐일까. 노조는 자신들을 위한 투쟁을 이제 끝내야 한다. 자신들을 위한 안건을 비롯하여 비정규직과 외주업체를 위한 각종 협상안을 내걸고 사측과 투쟁하여 결국에는 대기업 노조 자신들만의 만족과 이익을 키워, 대한민국만의 유일한 오늘날의 비대하고 비정상적인 노조를 만들어 놓았다.

우리나라의 노조는 '투사적인 이미지'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온유한 표정의 '빈민을 위한 자선위원'등과 같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여야만 한다.

자칭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은 지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국가신인도를 확 떨어뜨리는 파업을 하겠다", "전기와 가스를 끊고 기차와 항공기를 세우는 '제대로 된 파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현상은, 지금 기아차 광주 공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원들의 자발적인 분위기와 공장 합리화사업 같은 사측의 노력이 시너지(결합)효과를 내면서 "기아자동차 공장은 광주의 지역 기업"이라는 의식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노조 당신들이 그동안의 투사적 운동으로 배에 기름끼가 차는 동안, 오늘도 잠이 부족한 우리들의 고달픈 비정규직 아주머니들의 비쩍 마른 손마디와 당신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서 외주업체에서 �겨난 근로자는 하루살이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하여 새벽의 인력시장에 나온 퀭한 눈망울의 가슴 아픈 사연들을 기억해야만 한다.

 

소르망 교수는 또 "한국 정부가 5년 동안 99조원을 투자할 22개 신성장 분야를 확정·발표했는데 이는 경제와 샤머니즘(무속신앙)의 중간쯤 되는 것. 1960~70년대에는 승산있는 분야를 골라 투자하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은 당시와 다르다"고 우리 정부를 비꼬았다.

"한국경제는 여전히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창의성이 발휘될 공간이 없으며 경제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소르망 교수는 문화비평가이지 경제평론가가 아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떠나 우리의 경제 분야를 이렇게 일갈했다는 것은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가...

 이 정부하에 똘똘하고 쓸만한 인간들이 얼마나 없기에 이런 모욕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은 우리나라에 인재가 이토록 없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갖고 있는 인재풀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거다. 그 빈약한 인재풀에서 고르고 고른 인재들이 만들었다는 '22개의 신성장 분야 차세대 동력원'이라는 게 프랑스의 문화비평가가 보기에 "경제와 샤머니즘의 중간쯤되는 것"이라는 말은, 다시 말해서 '절반의 샤머니즘'이라는 말이다... '절반의 샤머니즘'이라는 게 뭔가... 절반 정도는 샤머니즘에 가깝다는 말이다... 샤머니즘 비스무리하다는 거다... 그럼, '샤머니즘'이 뭐냐?... "비나이다. 비나이다. 제발 그리 되도록 천지신명이시여, 도와 주시옵소서"... 이런 게 샤머니즘 비스무리한거요, 우리 정부가 발표한 내용인 즉슨 따지고 보면 이처럼 논리적으로 철저하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제와 샤머니즘의 '비나이다'가 절반쯤 섞인 희망사항과 뻥튀기와 비약이 대부분일 뿐이라는 뼈아픈 조롱인 거다.

 
신성장분야 차세대 동력을 기획하고 진행해야할 핵심총괄 주무부서는 다름아닌 '지식경제부'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난 정권의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 업무를 상당부문 흡수한 '지식경제부'는 부처 공무원만 1000여명이 넘고, 한국전력·석유공사·무역협회 등 관리·감독·관련 기관이 480개에 이르는 '공룡 부처'가 됐다. 이름도 산업자원부에서 지식경제부로 바꿔 달았다. 그렇지만, '지경부'는 지금 상황이 어떤가? 덩치와 위상에 맞지 않게 내부와 산하 관리/ 감독 기관의 뇌물 수뢰/ 비리 사건으로 똥오줌 못가리고 버벅거리고 있다. '지경부'의 정체성 위기론과 주무장관의 리더십 부재이다.

교수는 또 "프랑스 사람들은 삼성전자 제품을 일본제품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같은 물건을 팔면서 문화적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홍보를 주문했다.

이 또한 치욕적인 발언이다... 삼성 애덜은 즈덜 물건 만들어 이윤 남겨 팔기 바쁜 애덜이다... 갸덜보고 국가적 이미지를 팔지 못했다고 꾸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시 말한다면, 해외에서 그 장사치기 옆에 빌붙어 곁불이라도 쬐면서 "이게 대한민국껍니다"라고도 이미지 메이킹하지 못한 국가적 브랜드의 관리에 소홀한 정부관리놈덜이 문제라는 거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진 대변인은, 어청수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촛불 시위 유모차 부대에게 아동학대혐의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사소한 데 집착하다 대의를 거스를 수 있다. 그런 행동 하라고 정권을 바꾼 것이 아니다"라고 민초가 듣기에 귀가 번쩍하는 모처럼 올바른 소리를 했다. 앉을 자리를 봐서 멍석을 깔아야 한다. 정권에 과잉충성 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관리의 사명에 불타야 한다는 거다.


시대와 국제적 환경은 바뀌었다.

제조와 유통만이 돈이 아닌 것이다. 철학과 문화가 돈이며 경제이고 국가경쟁력인 거다. 노조를 비롯한 구시대의 해악집단과 악법을 청산하고, 대기업 재벌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밥 한 그릇 먹이면서 투자해 달라고 목 조르지 마라. 그 넘들은 그렇게 해서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정권의 개 노릇을 하면서 그 더러운 똥다리를 긁으며 어렵고 힘들게 번 돈인데, 법조항 몇 개 고쳐놓고 전봇대 두어개 뽑아놓고 "자, 됐지? 어서 투자 좀 해 줘라..."고 해봤자 그 넘들은 돌아서서 비웃을 뿐이다.

더 이상은 돈 못 태겠다는 놈덜, 디립따 목 조르지 말고... 부자들의 똥구멍에 분칠해 주려고 창고에 짱박아 놓은 돈 꺼내서, '제대로 된 철학과 문화하는 놈덜'에게 우선 질러라. 지금이라도 질러야만 우리 후손이 살 수 있는 거다.

정권을 잡기 전에 충분히 국가적 마스터플랜을 준비하지도 못한 채 권력을 쥐게 된 연유로 지금까지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려 오늘에 이르렀다면, 지금부터라도 국가 운영의 철학과 문화적 큰 틀이 완성되어야만 열강의 틈속에 끼어 있을지라도 제대로 된 '신성장 차세대 동력'이 진행될 수 있으며 먼 훗날 우리의 자손이 인류를 장악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거다.
소르망 교수의 "일본은 지난 50년간 전문가들의 도움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강화해 왔다. 내가 알기론, 한국은 한번도 이같은 식으로 전문가를 고용한 적이 없다"는 지적을 우리 정부 당국은 눈여겨 읽어야만 한다.

 

*** 자유경제주의의 대표적 변론인으로 유명한 기 소르망 교수는 프랑스, 미국, 한국을 비롯한 세계적 언론에 기고하는 최고의 칼럼니스트이고 경제학자이며 사회학자이자이다. 194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동양어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 파리행정대학원(ENA)을 졸업. 스탠퍼드대/ 베이징대/ 모스크바대/ 파리대에 교수로 재직했으며 프랑스 총리실 전망위원회 위원장으로 프랑스의 대외문화정책을 지휘했고, 현재 프랑스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