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일본이 실시한 총선에서 반세기 이상 오랜 세월을 독주해온 자민당(自民黨) 체제가 붕괴되고...
'하토야마'로 대표되고 있는 민주당(民主黨)이 압승을 거두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번갈아 가면서 정권을 이끌어 간다.
'클린턴'의 민주당, 그 이전에는 '아버지 부시'가 이끌었던 공화당...
'클린턴' 다음은 '아들 부시'의 공화당.. 지금은 '오바마'의 민주당이다.
대저, 경쟁을 통하여 사회와 정치는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인데...
다수당이 내각을 구성하는 의원내각제를 선택한 일본의 정치는 제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금번 일본 자민당의 참패는...
마치 연속된 야권세력의 독주가 지겹기도 하거니와...
'갱제' 한 마디에 혹하여 무조건적(?)으로 'MB'를 당선시킨 우리나라와 일면 비슷한 경우라고 보겠다.
일본(日本)은, 패전이후 가장 빠른 기간안에 어느 나라 못지않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므로...
이제는 바야흐로, 자민당의 독주동안 대일본 제국(帝國)을 재건시켜 줄 영웅을 목마르게 기다려 왔으나...
안타깝게도 새로 기용되는 총리들은 한결같이 국민들이 갈구해 온 그(英雄)가 아니었던 거다.
민주당의 새총리 '하토야마'는 '일왕의 방한''해저터널'등의 이슈로 한일 양국 새출발의 청신호가 아니냐는 기대 또한 받고 잇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신영웅(新英雄)에 대한 부푼 가슴을 엿볼 수 있다고 하겠다.
일본에는, 일본인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영웅으로 꼽는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다.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 에도시대의 무사로...
대정봉환(大政奉還)을 주도해 실질적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써...
대립 관계에 있던 사쓰마번[薩摩藩]과 조슈번[長州藩]의 동맹 및 막부와 번의 통일을 성사시켜...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을 통해 중앙집권적인 근대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역사적 인물이다.
'사카모토'는 1835년 도사번[土佐藩]에서 향사(鄕士)의 아들로 태어나...
에도[江戶] 지바(千葉)의 호쿠신잇토류(北辰一刀流) 도장에서 검술을 익히면서...
왕권 복구와 서양 척결을 주장하는 존왕양이(尊王攘夷) 주의자들과 교유하여 고향에서 도사근왕당[土佐勤王黨]에 가담한 뒤...
이듬해 친(親)서양파인 '가쓰 가이슈[勝海舟]'를 죽이기 위해 다시 에도로 갔다.
그러나 오히려 '가쓰 가이슈'의 설득에 감명을 받고, '가이슈'의 제자가 되었다.
1866년에는 대립 관계에 있던 사쓰마번[薩摩藩]과 조슈번[長州藩]의 동맹을 성사시켜 에도막부[德川幕府]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듬해, 막부와 번을 통일시켜 에도막부가 천황에게 국가 통치권을 돌려준 역사적인 사건 대정봉환(大政奉還)의 구상을 성사시켰다.
결과로, 일본은 오랫동안 계속되던 봉건시대가 끝나고...
메이지유신[明治維新]을 통해 중앙집권적 근대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영웅 '사카모토 료마'는 막부순찰대의 습격을 받아 교토에서 33살의 한창 일할 나이에 암살되었다.
자타가 인정하는 '사카모토 료마'를 제외한다면...
일본에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꾸가와 이에야쓰'의 세 맹장을 최고의 영웅으로 들 수 있다.
세 영웅들에 대하여 일본에는 재미있는 글이 있다.
'오다 노부나가'가 쌀을 찧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반죽한 '천하'라는 떡을...
힘 안들이고 먹은 자는 '도꾸가와 이에야쓰'라는 거다.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역시 에도 시절의 대단한 풍류객이며 지극히 사나이다운 호쾌한 무장으로써...
전략가이며 불과 같은 극단적 현실주의자이고.. 신일본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
"울지않는 새는 죽인다"는 스타일의 혁명론자이다.
결정만 나면 사정없이 밀어붙여 단 칼에 적을 베는 '오다 노부나가'의 스타일은...
젊은 날, 내 인생의 한 켠을 자리잡았던 우상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조선 왜란의 원흉으로 불리는 인물이며...
일본의 에도 시절을 평정하고 전후를 통치한 지도자이다.
원숭이같은 몰골에 군막의 마굿간에서 말똥이나 치우던 인물이였지만, 뛰어난 지략으로 승승장구하여 신일본을 건설한 장본인.
20대의 분기탱천하던 시절, 오사카성에 있는 그의 초상화앞에서...
나는 손으로 쑥떡을 먹이고, '사진촬영금지'임에도 일본인들이 보란듯이 마구마구 번쩍거리며 사진을 찍은 부끄러운 추억이 있다.
사실은 전날 밤에 그의 초상화에 소피를 내갈기려고 마음먹었지만서두...
"울지않는 새는 울게 만든다"는 스타일의 영웅이다.
'도꾸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는...
중국에 '삼국지'가 있다면, 일본에는 '대망'이라는 소설이 있음을 알린 역사적 주인공으로...
세상을 엮어보려고 마음먹은 사내라면, 단연코 줄줄이 암송해야할만한 '싸나히들의 필독서'인 거다.
필부 또한 일찌기 고등학생 시절부터 쫒기는 팔자였는지라...
암자에 숨어들어 대하 장편소설이었던 '大望'을 밤새워 읽으며 꿈을 다스리던 시절도 잇었거늘...
이제는 박제가 되어버린 젊은 날의 꿈을 무슨 방도로 다시 되살리겠는가...
자다가 봉창뒤지는 소리는 그만 치우고...
'이에야쓰'는 대기만성의 인물로써 신일본을 완성한 평화시절의 지도자이다.
일본인들이 말하는 "울지않는 새라면, 울 때 까정 기다린다"는 스타일의 사나이.
오늘도 일본은, 아시아를 집어삼킬 꿈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리의 위정자들은 지금 어떤 꿈을 꾸며 이 시대를 영위하고 있는걸까...
그들이 말하며 꿈꾸고 있는 그 '새'가 되지않도록 우리 모두가 잘 살피고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