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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리고 인생(人生)

Led Zepplin 2009. 11. 16. 13:40

 

  

  얼마전에 내가 무척 좋아하는 프로야구가 시즌을 마쳤다.

현역은 아니지만, 프로야구의 선수들중에는 이름을 대면 야구를 조금만 알면 즉각 누구나 알만한 친한 친구도 있었다.

누구에게나, 야구에 얽힌 이야기는 침튀기며 떠들만큼 무궁무진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영부영하는 사이, 어느 덧 한 해가 늬엿늬엿 가려고 한다.

이달말이면 송년회도 시작될 터이니 말이다.

돌아보면 회한만이 가득한 삶이거늘.. 개뿔 무얼 돌이켜 볼 것이 있겠나...

허나, 패자에게도 변(辨)은 있거늘 그래서 궁색하나마 다시 이죽거려본다.

 

'탈무드'에 보면,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던 한 유대인이 고명한 '랍비'를 찾아간다.
'유대인'은 '랍비'에게 자신의 애로사항을 토로하였다.     
“하는 일마다 계획한 절반도 되지 않으니...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랍비께서 저에게 지혜를 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눈을 감고 생각하던 '랍비'는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 
“뉴옥타임즈 1970년 연감 930페이지를 찾아보시게, 그 곳에 자네가 원하는 지혜가 적혀 있을 것일세,”
'유대인'은 기쁜 마음으로 허겁지겁 연간을 구해 읽어보니...

유명한 야구 선수들의 타율만 나열되어 있을 뿐, 별다른 내용이 없었던 거다. 
그것이 어떻게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줄 지혜가 되는지 알 수가 없는 '유대인'은 다시 '랍비'를 찾아가 물었다. 
그러자 '랍비'는, 사상 최강의 타자로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선수의 타율이 얼마로 적혀 있는 지를 되물었다. 
'유대인'은 대답하기를, "연감에 의하면 그 선수는 '타이거브'라는 선수인데... 
그의 타율은 3할 6푼 7리로 나와 있습니다." 
'랍비'는 말했다. 
“바로 그것이로다. 세계 최강의 타자도 평균 3타석 1안타에 불과하다. 
그런데 당신은, 계획한 일마다 절반가까이 성사된다고 하니 그것은 가히 5할대의 타자가 아닌가? 
만약 모든 야구선수들의 타율이 10할대라면, 무슨 재미로 야구를 할 것이며 야구 구경을 하겠나? 
인생도 야구와 같은 것이다.

그 부족함 속에서 세상을 사는 의욕과 재미를 갖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양키스'에서 현역으로 뛰고있는 선수중에는 백업포수로 뛰고있는'호르세 포사다'라는 노장 선수가 있다.

'포사다'를 간단히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어린 시절 '포사다'의 포지션은 포수가 아니라 2루수였던 거다.

내야수라는 포지션은 메이저리그의 엄청난 거포들이 경쟁을 벌이는 그야말로 핫 필드로서...

'포사다'를 주목하는 구단은 없다고 봐도 된다.

어느 날 '포사다'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다.

" 포사다야, 넌 메이저리거로 대성하고 싶으냐?"

'포사다'는 대답했다.

"아버지, 그걸 말씀이라고 하시나요. 제 꿈인걸요.!"

아버지는 말했다.

"당연하겠구나. 하지만, 꿈만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거란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팀에서 포수를 하도록 해라."

그 말을 듣고 '포사다'는 어리둥절했다.

"아버지, 아시다시피 저는 2루수만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포수를 하라니요???"

아버지는, "세상에 연습만큼 위대한 재능은 없단다. 네사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포수를 맡아서 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포사다'는 백업포수가 됐지만...

메이저리그는 여전히 요원한 꿈일 뿐이었다.

어느 날 다시 아버지가 그에게 물었다.
"포사다야, 아직도 메이저리거가 꿈이냐?

그렇다면, 내일부터는 왼손으로 타격하는 연습을 해보렴."    

포사다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버지도 아시다시피 저는 오른손잡이란 말여요."

"나도 알고 있단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려면, 양 손으로 타격할 수 있는 타자가 되어야만 한단다."

'포사다'가 왼손으로 하는 타격은 형편없었지만, 아버지의 말씀대로 '포사다'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포사다'는 팀에서 주특기가 애매하다는 이유로 설움을 받기도 햇지만...

백업포수를 원하는 다른 지방의 구단에 입단하여 인정을 받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침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을 시기에 이르러서는 유망주로 부상하여 최고의 구단 '양키스'에 입단되었던 거다.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선수들끼리 피 터지는 2루수만을 고집하였다면...

'포사다'는 평범한 선수로 남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남들이 탐내는 포지션만을 노리다가, 결국에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야 마는 경우는 흔하다.

메이저리그에는 투수와 내야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포수는 모두가 기피하는 고단한 포지션인 거다.

그러나, 그 자리는 나를 위하여 비워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포사다'는 지금 나이가 많아 '몰리나'라는 포수와 번갈아 출장중이지만...

우리의 영웅 '박찬호' 선수가 출전한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타석에 등장하였다.

'박찬호'가 떨떠름하게 생각하는 왼손타자로 타석엘 설 수 잇었기 때문이다.

그 타석에서 포사다는 안타를 날렸다.

 

이 글을 읽으신 '포사다' 님들에게 뜨거운 용기의 기(氣)를 힘있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