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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新春), 그 역사(歷史)의 강가에서

Led Zepplin 2010. 3. 23. 20:01

 

  

김형!

어제는 그렇게 폭설이 퍼붓더니 오늘은 따사롭기가 마치 곧 봄이 올 듯한 날씨입니다.

간 밤에 마신 술로 새벽에 잠을 깬 나는 잠자리를 뒤척이며...

"이왕 잘 못 살았다면 계속 잘 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는 오규원 선생의 글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던 듯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2000년도 10년을 지나 바야흐로 새로운 세기로 온전하게 들어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세상에 살고있습니다.

 

한반도의 역사가 지나간 100년동안 이토록 좌충우돌 급격하게 소용돌이 쳤던 시기가 있었던가요...

1900년의 한반도는 '조선'의 말기였죠...

그 이후의 100년간 우리의 한반도는...

일제의 통치 36년/ 한국전쟁으로 빚어진 동족상쟁/ 4.19 학생의거와 5.16 군사혁명/ 5.18 광주사태/ 수많은 민주화투쟁 등을 거치며 격동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김형!

세계사속에서 떠오르고 사라졌던 수많은 왕조들 속에서 가장 오랜 기간을 지속되어왔던 '조선의 역사'는...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는 자랑스러운 장구한 역사입니다.

그 찬란했다던 이집트의 왕조보다도...

지중해로 부터 출발하여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의 왕조도...

동양의 북방에서 출발하여 서양까지도 집어삼켰던 징기스칸의 대왕조도...

아프리카까지도 정벌하여 상업을 떨쳤던 당황조마져도...

500년 도읍을 후세에 까지 넘겨주며 새로운 시대에도 자랑꺼리를 제공하는 '조선'만은 못합니다.

 

'조선의 왕조'가 그렇게 오랜 기간을 장수할 수 있었던 중추의 역할은...

'핵심 양반계급/ 각 지방의 중추적 토호족/ 개천에서 용을 토해 낸 신흥사대부' 중심의 국가운영에 있지 않았을런지요.

그들이 교대로 국가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함으로써 조선은 지리멸렬하나마 국가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연히 그 밖의 여러가지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되었음은 간과할 수 없는 요소라고 하겠죠.

 

중요한 것은, 그 세력들이 조선이 멸망하고 새로운 국가가 탄생되어서도 그 '새로운 국가의 핵심세력'으로 살아 남았다는 것입니다.

조선의 멸망에 절대적 작용을 미쳤던 일본에 기대어 존재를 지켜냈던 핵심 양반계급을 포함한 친일세력은...

한반도의 역사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재앙의 일제 통치의 시대에도 혁혁하게 살아 남았다는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조선의 핵심 양반계급/ 각 지방의 중추적 토호족/ 개천에서 용을 토해 낸 신흥사대부'들은...

36년의 압제끝에 맞이한 해방의 혼돈시대에는 어느 덧 '반공투사'라는 미명으로 간단하게 존재를 과시한 거죠.

 

아시아에서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나라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있었는데...

베트남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친일파를 싹쓰리 청산하는 과정을 자랑스럽게 치루었지만...

우리나라는 쉬쉬하며 숨겨 지내왔던 거죠.

그들 스스로가 제머리 깍기를 거부했기 때문일 터...

그리하여,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를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만 걸머지고 현대사를 써왔던 겁니다.

1940년대 후반기에 있었던 '남로당 프락치 사건'과 경찰의 '반민특위 습격사건' '백범선생의 암살'로 이어지는 치욕적인 역사를 그들 스스로가 작성하여 온거죠...

그 모든 일의 뒤에는 그림자처럼 숨어있는 '조선의 핵심 양반계급/ 각 지방의 중추적 토호족/ 개천에서 용을 토해 낸 신흥사대부들'이 있었던 겁니다.

 

'반공투사'로 살아남은 영악한 그들은 일본에 빌붙어 살아 남았던 과거의 경험을 살려...

재빨리 미국에 빌붙거나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으로의 유학을 통하여 '한반도의 미국화'에 도움을 보태며 자신의 입신양명을 키워나갔던 거죠.

미국에 유학을 다녀오는 것이야말로 출세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모든 미국유학파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미국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한반도의 문화와 뿌리 그리고 정신 또는 사상이 '한국인'인 사람들도 귀하게 더러 있으니 말입니다.

성급한 미국화와 어설픈 양인화의 문제점과 부작용은...

2000년을 분기점으로 한반도에 각종 사회문제와 인간성의 결여를 표출하고 있는 겁니다.

어떤 식자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식민지와는 무엇이 다르냐고 묻기도 합니다.

 

김형!

그 어둠의 시대가 지나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파란을 일으키며 야멸차게 풍운아처럼 지구의 우량민족으로 떠올랐던 '대한민국'은...

말 많고 탈 많았던 박정희 정권을 지나고 전두환과 그 수하들의 나라를 거쳐...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외쳤던 김영삼과 현해탄에 수장될 뻔한 위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김대중 정권을 흘러서...

'노란손수건'의 주인공 노무현의 시대를 통과하며...

우리 모두를 빚으로 부터 탈출시켜줄 줄만 알았던 '갱제의 구세주' 이명박 정권의 시대에 우리는 3년째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모두는 "살림 좀 펴졌습니까~?"

 

위정자들의 거짓말에 속아 살아온 민초들은 아직도 생활고와 빚에 허덕이며 오늘도 핏기없는 버쩍마른 얼굴로 이 시대의 삶을 영위하고 있을 뿐입니다.

박정희를 미워했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은 민초들의 나라를 만든답시고 우와좌왕하다가 모두 도중하차했으며...

그나마 그들의 우왕좌왕 덕분에 민초들의 삶은 더욱 고달퍼졌음이 사실이고...

그 '어설픈 틀'을 이용하여 이명박정권은 이 참에 아예 개천에서는 애시당초 용이 탄생하지 못하도록...

개천을 없애기 위한 그들만의 여러가지 제도를 설치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노무현이 올려놓은 부자들의 세금은 모두 이명박의 수하들로 하여금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으며...

노무현은 좌충우돌 어느 대통령보다도 집값 상승에 가장 크게 혁혁한 기여를 하였으며...

그가 어설프게 올려놓은 아파트값은 이명박의 수하들이 아예 민초는 다시는 집들이를 못하도록 노무현이 올려놓은 집값에 철심을 박고있는 겁니다.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상류에 혼입되지 못한 민초들은 다시는 영영 상류계급에 혼입될 수 없을 것입니다.

권력과 돈을 움켜쥔 현재 일부의 부자와 권자들은 그들만의 세상을 위하여 혈안이 되었으므로...

우리 모두는 눈을 크게 뜨고 우리의 선열들이 피와 눈물로 이룩한 이 나라의 헌법과 민주 그리고 평등을 위하여 싸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권자와 부자와 가난한 민중 모두가 격의없이 웃고 만족할 수 있는 그 '행복의 나라'를 위하여...

눈 바로 뜨고 지켜갑시다...

 

김형!

오늘 봄을 맞이하는 역사의 강가에서 감히 중언부언함은...

쉽게 흥분하는 어리석음과 아직도 제가 공부가 부족함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믿고 의지하였던 아버지같은 분들의 연속된 타계가 가져다 준 슬픔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손가락 끊고 몸바쳐 나라를 지켜냈던 조국의 선열들에게 허리 깊이 숙여 다시 한 번 가슴 가득 뭉클한 감사를 보냅니다.

보다 나은 나라와 민중의 평화를 간절히 기원하며...

삼가 글을 마치려합니다.

미처 다 드리지 못한 말씀은, 우리나라 금수강산이 전해주는 푸르름과 이 봄이 주는 햇살로 가름하고저 합니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