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Truman Burbank의 사회

Led Zepplin 2011. 6. 3. 06:51

 

 

  여러 해 전에 개봉된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 1998)’의 줄거리를 펼쳐보자.

트루먼 버뱅크(Truman Burbank/ 짐 캐리 분)는 나이 서른의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는 메릴(로라 리니 분)이란 여인과 결혼하였고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며...

어린 시절 아빠가 익사하는 것을 보고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는 보통의 남자이다.

 

그러나, 어느 날 하늘에서 황당하게 촬영용 조명등이 떨어지고...

아내나 친구들은 자신과의 대화에 집중하기보다는 상품을 광고하는 듯 뭔가 이상한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게다가, 트루먼은 익사한 것으로 알았던 아버지를 길에서 문득 만나고 알 수 없는 사람에 의해 아빠가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생활이 뭔가 남들과 달리 평범하지 못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트루먼 버뱅크는 하루 24시간 생방송 되는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그의 탄생부터 나이 서른이 가까운 지금까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TV를 통하여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거다.

그는 만인의 스타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짐작도 못하고 있다.

그의 주변 인물은 모두 배우이며 사는 곳 또한 스튜디오이지만...

그는 실비아를 만날 때까지 전혀 알지 못한다.

 

대학 때 트루먼의 이상형이었던 여자 실비아(나타샤 메켈혼 분)를 만난 그는...

실비아로부터 모든게 트루먼을 위해 만들어진 가짜란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실비아가 피지섬으로 간다는 얘길 듣고 늦게나마 실비아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내 메릴과 함께 떠나려고 시도를 하지만 번번히 실패를 하면서...

가족과 친구조차 믿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혼자서 고향을 빠져나가는 시도를 한다.

 

마침내 카메라의 눈을 피해 바다로 떠나간 트루먼을 찾은 방송 제작자는...

트루먼의 물에 대한 공포증을 이용해서 돌아오게 하려고 시도를 하지만 실패한다.

트루먼은 물의 공포를 뛰어넘어 마침내 진정한 자유를 찾아 바깥세상으로 망설임 없이 나간다.

 

개봉 당시엔 미디어에 희생당하는 사람을 풍자한 SF적인 코미디영화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느낌은 별로 안좋았지만 그다지 특별한 현실적 긴장감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주변에는 거리와 골목 구석구석과 건물 여기저기에 CCTV가 넘쳐나고...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과 함께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대중화 되어있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니...

이젠 정말 보통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어느 새 트루먼의 세상 바로 그대로 이미 우리의 일상을 서로 관음하며 시청당하는 몰상식한 현실에 와 있는 거다.

 

더 큰 문제는 우리는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만 아니라...

서로를 간섭하고 공격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최근 어느 방송국의 여자 아나운서가...

트위터를 통해 자살을 예고하는 듯한 글을 남겼으며...

자신의 스캔들과 관련한 글들이 본인의 생각과 다르게 빠르게 전파되자...

실제로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여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뿐 아니라, 본의 아니게 교통사고를 낸 나어린 가수와 노래를 부른 미모의 가수마져 확실한 이유없이 무방비로 공격받고 있음이다.

이와같이 SNS는 잘못 사용할 경우 본인과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과 같은 역기능이 얼마든지 손쉽게 나타날 수 있다.

 

문명은 순기능과 예상치 못한 역기능이 항상 날카로운 칼의 양면처럼 갖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예로 비추어, 국가 권력과 조직이 이런 맹점을 악용하여 CCTV와 SNS를 행정적 편의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국가나 기업이 국민의 생활을 시청한다던지...

우리들 스스로도 서로를 악의적으로 시청하고 간섭하지 않아야만 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CCTV와 SNS의 사생활의 침범과 개인 정보의 침해 등의 역기능과...

우리가 미처 체험하지 못한 위험성에 대한 대책을 점검하고 검토하여...

법적 제도적 장치들을 보완하여야 하며...

CCTV와 SNS가 현대사회의 인간소외 현상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관계 정립의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문명의 이기가 될 수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에서〈소셜플랫폼 기반의 소통·창의·신뢰 네트워크 사회 구현전략〉을 발표한 것도...

네트워크의 영향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확산 이용하겠다는 의도이겠지만...

국민에 대한 통치를 위한 수단으로 그 영향력을 활용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안위와 더욱 편리한 문화생활을 위한 방편으로 치중되어야만 할 것이다.

 

사용자인 우리 모두 또한 첨단의 문명을 즐기는 초인류의 모습처럼 절제되어야만 한다.

“임금님 귀만 당나귀”가 아니라 이젠 인류 모두가 당나귀인 거다.

예전 그 시절의 숲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작금은 그 숲속에 보이지 않는 많은 팔로어가 감추어져 있는 사이버 숲이다.

문명의 발전으로 인간의 삶이 즐겁고 편리해졌는지는 몰라도...

예상 밖으로 인간의 관계는 더욱 삭막하고 공허하다.

CCTV와 SNS로 인하여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