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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비

Led Zepplin 2013. 11. 28. 12:38

 

 

 현재의 교황인 프란치스코 1세 교황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266대 교황이며 만 76세이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이다. 2013년 2월에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함에 따라 열린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카톨릭 최고의 수장인 교황이 주도한 최근의 파격적 개혁은 실로 눈여겨볼만 하다. 개혁 성향의 피에트로 파롤린 대주교를 국무원장으로 임명하여 검은돈의 오명을 떨치지 못했던 바티칸 은행과 사도재산관리처에 칼을 들이댔다.

 

또한, 바티칸 은행에 대한 외부 회계감사 결과를 최초로 공개하고, 외부 금융사를 고용해 교황청의 부동산과 주식 등을 관리해 온 사도재산관리처 조사에 착수했다. 이탈리아 마피아를 수사해 온 검사조차도 “교황의 개혁조치로 인해 마피아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이들이 교황을 노릴 수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중에서 가장 큰 파격은 교회의 절대적 금기를 다루는 교황의 열린 태도이다. 동성애자일지라도 자비심으로 포용해야 한다거나 교회의 혼인 무효 절차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때마다 가톨릭 교리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며 카톨릭 교계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나는 안위를 지키느라 속으로 병든 교회보다, 상처받고 더러우며 부서진 교회를 택하겠습니다.” 교황이 주장해 온 ‘빈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의 밑그림이다. 교황이 추진한 ‘위로부터의 개혁’ 그 핵심에는 교황과 교황청의 권력부터 약화시키겠다는 역발상이 자리 잡고 있으며 힘이 집중되는 곳에 부패가 생기는 만큼 바티칸의 권력을 각 교구에 나누어주겠다는 거다.

 

그러나, 개혁 조치만으로 ‘프란치스코 효과(Francisco Effect)’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교황이 사랑받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금년도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명 1위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영국의 저명한 일간 가디언(Guardian)지는 ‘무신론자조차도 교황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이유’라는 기사를 통하여 “교황이 추구하는 것이 이념이나 특정 종교 교리가 아니라 평등주의와 인간 가치의 본질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우리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 일화는 ‘엘리펀트 맨(Elephant Man)’과의 만남이다.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일반인의 알현이 끝나갈 무렵, 교황은 한 남자 앞에 멈추어 섰다. 1980년에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 ‘The Elephant Man’을 연상시키는 남성은 머리 전체가 혹으로 뒤덮여 있었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의 5만 명의 신자 속에서 발견한 그 남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축복하더니 끌어안고 이마에 입을 맞추었으며 어루만지고 위로하였다. 바티칸 전문지에 보도된 이 사진은 전 세계에 퍼져 엄청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의 축복을 받은 사람은 이탈리아의 북부에서 온 53세의 남성 비니치오 리바였다. 그의 질병은 피부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유발하는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이라는 이름도 낯선 희귀병이다. 리바는 “내 병이 전염성은 아니었지만, 교황은 그런 것은 생각지도 않고 먼저 내 얼굴부터 감싸 안았다”며 “1분 남짓한 침묵의 시간 동안 나는 천국을 경험했다”고 말했다며 CNN에 말했다.

 

최근에는 어느 여성이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임신을 했는데 이후 버림을 받았으며, 태어날 아기가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는 어머니의 절박함이 가득한 내용이었다. 그 편지를 읽은 교황은 직접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만약 자매님 교구의 사제가 아이에게 세례를 주지 않는다면, 나에게 데려오세요. 내가 직접 세례를 주겠습니다.”

 

부자와 권자들이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할 말씀도 있다. “십계명에서 ‘살인하지 말라’고 이른 것은, 오늘날에는 ‘배제와 불평등의 경제를 행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있다. 바로 그런 경제가 사람을 죽이기 때문”이라며 말씀하셨다. 일간 가디언지는 “전 세계의 자유주의자들은 버락 오바마를 대신할 ‘핀업(벽에 핀으로 사진을 꽂아둘 만한 우상)’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