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커피 가을 그리고 추억

Led Zepplin 2014. 10. 29. 02:32

 

 

  커피는 출생이 이슬람의 음료였다. 마호메트가 천사 가브리엘에게 커피를 받았다는 전설만 봐도 커피는 이슬람을 대표하는 음료다. 십자군전쟁을 통하여 커피를 알게 된 유럽인들은 그 매력에 쉽게 빠져들어, 르네상스시대에는 대단한 인기를 갖게 된다. 사람들이 거무스름한 이교도의 음료를 마시는 모습을 본 신부와 기독교인들에겐 그것이 못마땅하게 보였다.

 

그들은 교황에게 사람들이 사탄의 음료를 마시는 것을 금지해야 합니다.’ 라고 탄원을 올렸고. 당시 교황이었던 클레멘트 8세는 직접 마셔보고 결정하겠노라 하며 마셨으며 커피의 맛에 감탄한 교황은 커피에게 직접 세례를 내렸다. 그렇게 유럽에서는 커피음용을 정식 허용했으며, 많은 유럽인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다는 거다.

 

고급화를 앞세워 국내에 상륙하는 브랜드가 있다. 올해 국내에 들어온 커피 브랜드 율리어스 마이늘(Julius Meinl)’은 오스트리아 브랜드다. 1862년 브랜드가 만들어진 이후 150여 년 만에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들이 아메리카노(원액을 물에 타 마시는 방식)’ 등 북미 위주의 메뉴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이 브랜드는 커피 위에 생크림을 올려 마시는 비엔나커피등 유럽식 커피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율리어스 마이늘의 한국 지사는 국내에 이 커피를 소개하면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급화전략을 내세웠다.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럽식 커피 맛을 내기 위해 원두 가공 자체를 아예 오스트리아 빈과 이탈리아 비첸차 등 유럽 현지에서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미국 커피 브랜드 스텀프타운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가로수길과 현대백화점에 잇달아 매장을 냈다. 미국고급커피협회(SCAA)의 품평에서 80(100점 만점) 이상을 받은 원두로 만든 고급커피(스페셜티 커피)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스텀프타운 관계자는 신맛이 강하지만 목넘김은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 잔에 1만 원이 넘는 커피도 있다. 일화에서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 카페 코나퀸즈의 코나 100%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11000원이다. 카페 코나퀸즈 관계자는 하와이 코나 지역에 자체적으로 재배한 코나 원두를 사용해 만드는 제품이라며 시큼하면서 톡 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카페 코나퀸즈의 슬로건은 '프롬 팜 투 카페(From farm to Cafe)', 하와이 현지 퀸 커피 팜에서 경작한 코나 품종의 신선한 생두를 공급받아 사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코나 커피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예멘 모카와 더불어 세계 3대 커피로 꼽히며, 연간 생산량이 약 500t으로 한정됐다.

 

창작과 비평에서 마포, 강변동네에서로 문단에 데뷔한 시인 김정환은 "커피는 시의 실핏줄"이라고 했다. 의학적으로 커피는 뇌의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없애고 약간은 흥분시킨다. 문화에 미친 커피의 영향력은 커피 그 자체의 힘이라기보다는 커피를 먹는 장소, 즉 다방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몽테스키외는 소설 '페르시아인의 편지'에서 "커피를 만드는 상점이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들어가기 전보다 네 배의 지성을 가지게 된다고 믿습니다."고 적었다.

 

헤밍웨이·랭보·볼테르·루소가 문학과 철학, 역사를 이야기하며 서로의 예술혼을 자극했다는 파리의 르 프로코프’, 괴테와 릴케가 출입했던 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Florian)’은 이렇게 커피와 대화를 팔았다. 에든버러의 카페 엘리펀트 하우스는 해리포터 시리즈로 대스타가 되기 전까지 가난한 미혼모였던 조앤 K 롤링에게 하루 종일 죽치고 글을 쓸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는 소위 어둡고 조금은 우중충한 음악다방에서 강의를 빼먹고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진종일 대낮의 시간을 죽쳤으며 생맥주집에서도 낮에는 그 당시 주다야싸라고 하여 주간에는 다방 즉 커피샾으로 차()를 팔고 밤에는 술을 파는 싸롱.. 생맥주집은 낮에는 커피도 팔고 생맥주도 팔았다. 내가 근무했던 소위 디제이(DJ)가 있는 생맥주집들도 낮에는 커피를 팔았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뮤직박스안에서 마이크에 대고 종알거리며 음악을 틀어주는 내 얼굴만 바라보다가 돌아가는 여대생과 여고생도 있었다. , 별 일이지.. 할 말이 있으면 하던가.. 대쉬를 했다면, 내가 받아주었을 것인데^^...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에선 종종 커피를 증기로 쪄서 짜낸 엑기스같은 원액의 커피를 아주 작은 종자기로 마시는 풍경을 보는데, 나도 마셔봤지만 엄청 쓰고 맛이 진하다. 그러나, 그 맛 속에서 삶의 절대고독과 진실한 아픔을 보았다면, 과장일까... 그래서 그들도 각설탕과 함께 마시는데 나름대로 별미이다. 라오스에서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아주 달달한 설탕커피를 내준다. 커피인지 설탕물인지 모를 커피 대신 아메리카노 스타일의 커피를 요청하여 마시기까지는 아주 애를 먹는다. 그러나, 라오스 특유의 맑은 공기속에서 마시는 커피는 일품이다. 커피는 물도 좋아야 하지만 마시는 장소의 공기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하겠다.

 

커피 하면은 그래도 역시 분위기인데.. 런던의 분다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아무래도 파리의 샹제리제 거리에서 아침 일찍 조용함 속에서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는 감성이 자극받는다. 파리의 아침이 주는 파리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늦은 밤에 마시는 노천카페의 커피는 로맨틱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내가 잘 아는 노래라도 흘러나오게 되면 감동할 지경이 된다. 그 시간이 밤이라면 기꺼이 블렌디드 위스키에 커피를 섞어 그 분위기와 감흥을 믹싱하여 마시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만약 그날 밤 대취한다면, 그 죄는 커피에게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난 달, 춘천고속도로를 내 달린지 1시간 만에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파두의 여왕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Ja Esta)’를 부른 베빈다의 노래를 들으며 출발한 시간도 이미 늦었지만 속초의 바닷가에 도착하여보니 얼마 전에 비는 그쳤지만 이미 사방이 어두워져 밤이 늦었다. 가로등과 멀리 가물거리며 파도에 일렁거리면서 보이는 어선들의 불빛은 나그네를 외롭게 하기에 족했다. 우아하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노천카페는 내린 비로 젖은 테이블과 바닥이 번들거렸지만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갸름하게 생긴 젊은 바리스타가 내주는 드립커피를 들고 노천의 테이블로 나와 의자에 앉자 비로소 먼 길을 떠나왔음이 느껴졌다. 두 손에 따뜻한 커피를 움켜쥐었다. 그 따뜻한 정겨움이 외로움을 한층 부추겼다. 바닷바람이 가볍게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으나 춥지는 않았다. 샹송 몇 곡을 부탁하자 젊은 바리스타는 에디뜨 삐아쁘를 들려줬다. 혼자 온 여행길은 늘 이렇게 조금은 고독하다. 싸늘한 가을 밤 풍경은 더욱 그 고독을 심화시킨다. 분다하고 왁자한 동행자가 있는 여행도 재미있지만, 더러는 이렇게 고독한 여행이 삶을 더 숙성시키는 것만 같다.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는 현실에서 그래도 커피가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커피는 여행 못지않은 인생의 매력적인 또 다른 동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