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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ANNA

Led Zepplin 2015. 2. 17. 02:40

 

 

  목사님과 택시기사가 죽어서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에 대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린 끝에 마침내, 앞번호에 대기하고 있던 택시기사가 천국에 가는 것을 본 목사님은 ‘아~,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천국에 가겠구나!!’하고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잠시 후, 천사가 다가오더니 목사에게 말하기를 어처구니없게도 "음.., 자네는 말이야.. 지옥으로 가시게...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목사는 황당하여 “아. 아니.. 평생토록 오직 하나님만을 섬겨온 제가 왜 지옥으로 가야합니까?”라고 강~ 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천사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그건, 나도 잘 알지.. 하지만, 자네가 설교할 때는 신도들 모두가 졸고 있었는데.. 저기 저 기사가 운전할 때는 모두가 하나님만을 일구월심으로 울부짖으며 간곡하게 기도를 했단 말이야!!!” 

 

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2015114일 단편부문 최고의 영예인 황금곰상으로, 우리나라의 나영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호산나>를 선정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는 2011년 박찬욱/ 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에 이어서 또 한 번의 수상을 거머쥐었다. <호산나>는 여러 면에서 김기덕감독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여러 장면에서 김감독의 영향을 받았음이 엿보이며 김감독이 이야기 하고저 한 기독교적 구원의 윤리를 비틀어 보인다는 점에서 작품을 착안했음이 분명해 보인다고 하겠다.

 

영화 <호산나>, ‘2014 인디파르페-한국독립영화 장르전 수상/ 2014 13회 미장센단편영화제 수상/ 2014 40회 서울독립영화제 열혈스태프상 수상/ 2014 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2015 프랑스 끌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존감 드높은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수상작으로 선정했음은 그 유례가 없음으로 하여 더욱 자못 놀라울 지경이다.

 

호산나(Hosanna)’, 성경의 시편에 등장하는 여호아에게 구원을 청하는 히브리어로서 주여, 구원하소서라고 해석하지만 기쁨과 승리의 환호성으로 우리나라의 만세~’와 비슷한 거다. 나영길감독의 영화 <호산나>주여, 구원하소서라는 그 의미의 제목이 상징하듯이 예수의 구원에 대하여 진지한 질문을 제시한다. 그 영화의 시작은 차에 깔려 죽은 개구리를 살려내는 소년 의 신비한 능력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영화는 시종일관 음침하고 지저분하며 어둡고 습한 장면을 비극적으로 연출하여 인간의 무대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소년은 자신의 팔의 핏줄을 갈라 식물인간인 어미에게 피를 먹여 생명을 지속시킨다. 마을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목숨을 끊거나 다치거나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나, 소년 은 마을을 휘감은 죽음의 그림자에 맞서 구원의 손길로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되살리며 살아가지만 소년의 선의만으로는 마을을 구원하지 못한다. 오히려, 치유를 받거나 되살아난 사람들은 또 다시 되풀이되는 그들의 삶이라는 습관에 고통스러워하며 소년에게 저주와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지만 소년은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치유하고 살려내며 자신의 피와 살을 먹인다.

 

영화 <호산나>는 구원이 될성부르지 않은 이 시대에 던져진 구원투수 예수의 피맺힌 절규처럼 느껴진다. 인간을 구원하는 소년 의 행위는 전능한 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형벌과 다름없어 보인다. 그도 아니된다면 어찌 해 볼 수 없이 변화버린 이 세상을 또 누가 있어서 구원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이 질문에 대하여 시니컬하고 퇴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호산나>는 단편영화 중에서 드물게 신학적이며 철학적인 논쟁의 작품으로 훌륭하다는 결론으로 보여지는 수상인 거다.

 

신학대를 1년 다니다가 중퇴한 신출내기 나감독 그는 한예종의 졸업작품 <호산나>황금곰상을 수상한 뒤, “영상원에 들어가기 전에 신학 공부를 조금 했을 만큼 신학은 나에게 큰 의미다. 아버지가 목회자이신데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모님의 세계와 싸우면서 자랐다. 나의 신과도 늘 싸워야 했다. 쫓겨나다시피 신학교를 나와 영화를 만들면서 구원이란 개념을 비틀어보고 싶었다. 신앙, 믿음에 관한 저항이랄까. 이를테면 왜 우리는 구원받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한 구원일까. 신의 섭리가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신조차도 기계적으로 치유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오히려 자기의 섭리에 질식하고 그로 인한 피로감에 어쩔 줄 몰라 한다.”고 말했다.

 

신의 섭리를 폭력으로 인지한 나감독의 독특한 시선은 종교가 우리에게 무엇이어야 하는 가를 생소한 시각으로 냉철하게 제시한다. 런닝타임 25분에 불과한 단편작으로 세계적인 명성의 상패를 껴안은 나영길감독이 본질적으로 우리가 어디에서 치유와 희망을 구할 수 있느냐를 질문하는 영화라는 고백에는 듣는 마음이 어쩔 수 없이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나영길감독의 출발이 대단히 신선하다고 판단하며 보다 깊이있는 진지한 고뇌의 작품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낌없는 축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