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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는 말없이

Led Zepplin 2016. 7. 22. 21:58



Scene1: 한·미 양국이 2년여의 고심 끝에 사드의 배치를 발표하던 지난 8일 오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찢어진 양복을 수선할 겸 이 참에 양복을 한 벌 개비할 겸 겸사겸사 강남의 백화점에 갔다. 북한이 시위하듯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스커드미사일을 쏘아올리고 시진핑과 푸틴이 어금니에 힘을 주며 공동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웃지못할 어처구니없는 일탈(逸脫)이다.

 

Scene2: 국방부는 줄곧 지난 8일 사드의 배치 발표 직전까지 “아~ 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수 주 내에 발표하겠다.”던 사드의 배치 지역도 불과 5일 만에 경북 성주로 전격 발표했다. 정부가 여론 수렴 과정/ 주민 설명 절차/ 환경 영향 평가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우려와 심려로 인한 깊은 한숨이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Scene3: 1.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공모해 백억대 졸부가 되었지만 졸지에 나락으로 곤두박질한 진경준 검사장은 21살(대학 3학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듬해에는 행정고시에도 붙었다.

2. 진경준 검사장 사건 때문에 똥물이 튀어 낙마 직전의 위기에 몰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살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연수원을 거쳐 3년 뒤에 검사가 되었다.

3. 아무 생각없이 멍~ 하니 앉아 침 흘리며 졸고 있던 죄없는 나를 무단시 ‘개·돼지’라고 쏘아붙여 삭탈관직된 나향욱 기획관도 23살에 행정고시에 붙어 ‘인간’이 되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요즘 뜨는 렌트카 CF에서 노래하듯 대단히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거다. 그리고, 그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보통사람들과 하층민의 아픔을 모른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이다. 백성들 속이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을 지경이라는 거다.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까지 내몰렸는가. 물론 우리 모두의 책임이겠지만 그렇게 두루뭉수리로 넘어갈 일만은 아닌 듯 싶다.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된다. 바둑에 복기가 있듯이, 대한민국 국가운영철학 전반에 대한 확실한 복기가 절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침, 새누리당에는 바둑의 천재 조훈현씨가 비례대표이니 그 바둑왕을 필두로 하여 이창호/ 이세돌과 함께 각계각층의 사려깊은 분들이 두루 모여앉아 상의해 봄직하다.

 

작금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인재라고 보여진다. 법규의 미흡이라느니 시행령이 작동불능이라느니 있는 법도 안지켜진 경우라느니 보다는 발생한 사건을 주관한 사람과 그들의 문제를 통찰하는 안목이 근본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지하철의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난 경우도 메피아나 하청의 문제라기보다는 상위계급 몇몇의 이익을 위하여 메피아가 존재할 수 밖에 없도록 그로 인하여 그렇게 발생할 수 밖에 없도록 구조를 변형시킨 사람들이 바로 문제인 거다.

 

남양주 지하철 용접 폭발 사고 또한 그들이 지하철 조직의 번듯한 정규직 사원들이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고이다. 그 용접원들이 정규직 사원들이었다면 그렇게 허술한 안전장치 조건과 조악한 작업 환경에서 몸을 혹사시켜 가면서 서둘러 가며 작업을 했을까? 1%에 속하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비정규직’이라는 대단히 불리한 조직을 창조한 인간들이 문제였던 거다.

 

대형버스가 승용차들을 덮쳐 터널 입구에서 참사가 발생하였다. 버스의 기계적 구조가 문제였겠나 아님 도로의 상태가 문제였겠나? 운전기사가 실토했다. 졸았다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런 대형사고는 발생할 것이다. 왜? 문제가 있는 불완전한 운전기사라도 채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인 거다. 당장 기사가 필요한대도 월급이 적기 때문에 실력있고 건강한 운전기사가 오지않기 때문에 돈이 적어도 일하겠다는 불완전한 사람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거다.

 

당연히,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대개의 일반적인 현실이 그렇다는 거다. 관광버스 회사 등에는 경력이 미흡한 어지간한 운전 솜씨만으로도 대개 무난히 채용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 회의 연습 주행을 거쳐 인원이 항상 부족하므로 어지간하면 직빵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그러나, 채용된 기사들은 돈이 적어도 여기서 참고 경험을 쌓아.. 돈 많이 주는 대한민국에서 그 이름도 짱짱한 '운수노조'가 버티고 있는 시내버스이거나 고속버스로 옮겨가기 위한 연습코스로 판단하고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사회 전반이 우덜이 더 먹기 위해서는 늬덜이 피똥싸는 고생을 해야만 하는 구조인 거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 글쎄~, 그건 개가 물어가도 좋겠다는 거다.

 

‘상처 없는 삶을 꿈꾸는 건 삶에 대한 무례’라고 누가 그런 고상틱한 말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과연 그럴까? 상처는 이왕이면 없을수록 좋다. 그러나, 아무 누가 상처를 주지 않아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환경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왕실에서 태어난 싯달타도 상처를 목격하고 왕실을 벗어난 거다. 강철이라면,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을 오가며 달궈지고 두드려 맞고 담금질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예리한 검으로/ 창으로/ 도구로 거듭난다. 허나, 인간은 다르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평화를 꿈꾸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우리들 공동체의 모습이다. 가장 큰 상처는 인간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이즈음의 현실이라고 보인다.

 

사드에 겹쳐 우병우 청와대민정수석 뿐 아니라 고위직 관리/ 검찰/ 국회의원/ 연예인 등 때문에 온 나라가 벌집을 쑤셔놓은 형국이다. 전문용어로 '내로타불'이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하면 로맨스요 타인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인 바  진검사장이 하면 부정축재요 우수석이 하면 가정에 충실한 것이라는 변명은 말이 안된다. 우수석의 경우, 아직은 여러 가지 정황만이 난분분한 현상이다. 그러나, 그 난분분한 정황만으로도 우병우 수석은 싸나히답게 홀연히 자리를 훌훌 털고 청기와집을 떠나야만 한다. 그가 위치한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트리는 자리로써 청와대 수석중의 왕수석이 민정수석인 거다. 얼핏 검찰총장보다 아래처럼 보이지만 실제의 권력은 검찰총장도 함부로 말대꾸하기 어려운 막강한 자리라는 현실이다.

 

시절은 많이 변했지만, 나도 한 시절 청와대민정수석 뿐만 아니라 전직 장차관 몇 분과도 형님 동생하며 특급호텔과 요정에서 밥도 먹고 술도 먹으며 호형호제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곁눈질로 봐서 대충 알지만 자리를 떠난 후에도 그 권세는 확실하다. 우병우 정무수석의 고향 봉화는 대단히 아름답고 정겨운 마을인지라 과연 사람이 살만한 훌륭한 지방이다. 비록 벽촌에서 태어났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대단한 출세인 셈이며, 어찌되었건 간에 재산 또한 남부럽지 않을 만큼 축재했다. 검찰에 출석을 하느니 마느니 온갖 추접끼 떨지말고 부디 전설같은 아름다운 자연과 인심 속으로 떠나서 세인들의 가슴속에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는 멋진 싸나히로 남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