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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Led Zepplin 2018. 12. 23. 23:59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은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달력을 배포하거나 구하려고 한다. 온갖 그림과 숫자와 사진과 사이즈가 난무하는 수많은 유형의 달력중에는 ‘어드벤트 캘린더’라는 재미있는 달력이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851년에 시작된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원래 독일에서부터 만들어졌으며 ‘어드벤트’는 크리스마스 전 4주간인 `강림절`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드벤트 캘린더’를 일명 `강림절(혹은 재림절) 달력`이라고도 부른다는 거다.

 

‘어드벤트 캘린더’ 또한 달력이기 때문에 당연히 날짜가 적혀 있다. 그러나 모양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달력과는 다르다. 날짜별로 칸칸이 구분된 선물 상자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래서 크리스마스까지 24일의 강림절 기간 매일 하나씩 상자를 열어보거나, 종이를 뜯어보면서 나만을 위한 `깜짝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 깜짝 선물인 상자 속 내용물은 다양하다. 초콜릿, 사탕, 젤리, 장난감부터 고급향이 나는 차(茶), 향수, 화장품은 물론 고가의 보석까지 누구라도 좋아할 만한 것들은 모두 다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술꾼들을 위하여 주류 역시도 빠지지 않는다. 다만 상자 크기를 감안해 모두 미니어처 사이즈라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 ㅋ

 

해마다 크리스마스에는 대개 흥행 대작 영화가 개봉된다. 자칭 영화광인 나는 〈마약왕〉이라는 영화를 기다린 끝에 관람을 했지만 관람 결과는 실망의 수준이다. 말 나온 김에, 역대 크리스마스 영화들의 명대사를 생각해 보자. 일본 청춘영화 〈러브레터〉의 명대사는, 주인공이 설원을 향하여 두 손을 모으고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를 외치는 장면에서 여주인공의 순정이 가슴 뭉클하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귀여운 울라프가 이야기한 “True Love is putting someone else before Yourself(사랑이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네가 원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거야.)”는 울림이 있다.

 

짐 케리와 케이트 윈슬렛가 등장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에서 “You can erase someone from your mind, getting them out of your heart is another story(당신이 누군가를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지울 수는 있지만, 사랑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또한 가슴에 남는다. 그러나, 역시 뭐니 뭐니 해도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죽어가는 한석규가 전해준 대사가 진정으로 가슴 뭉클하다.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람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진정으로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크리스마스가 임박할수록 인터넷과 라디오에서는 각종 캐롤이 흘러나온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캐롤에는 수많은 곡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곡 중에는 ‘빙 크로스비(1903~1977)’가 부른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곡이 있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매력적인 소프트 보이스의 주인공 빙 크로스비는 1941년 이 노래를 미국 NBC의 '더 크래프트 뮤직 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처음 불러 세상에 알렸다. 그러나, 2차대전중에 참호속의 라디오를 통하여 잔잔하게 울려 퍼진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언제 적군의 포탄이 날아올지 알 수 없어 숨죽이고 있는 참호속의 군인들에게 큰 위로와 전쟁터에 참전하기 전 자신의 아름다운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엄청난 울림이 있었던 바로 그 노래인 거다.

 

일본군이 진주만에 기습적으로 폭탄을 투하하기 2주일 전에 발표된 이 곡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도 참전용사들을 비롯한 많은 미국인들에게 압도적인 환호를 받았는데,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등재된 2008년도 ‘기네스북’의 기록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하겠다. 당대 최고의 엔터테이너였던 빙 크로스비가 노래한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소원하는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빙 크로스비가 당대의 인기 여가수(지금의 탑 무비스타인 미남 ‘조지 클루니’의 이모) ‘로즈마리 클루니’와 함께 주연한 영화〈화이트 크리스마스/ 1954〉는 그러한 소망들이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는 영화인 거다. 2018년 지금의 우리들에게 꿈과 희망을 노래하기에는 현실이 참으로 어둡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현실이 너무 암울하기에 우리는 꿈을 꾸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 땅에 강림하셨던 이유 크리스마스의 존재 이유는 어쩌면 절망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쏘아 올리라는 강력한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여,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