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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

Led Zepplin 2020. 4. 13. 23:03


(아들 안소니가 출연하는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관람하는 마이클-알 파치노- 부부/ 영화 〈대부/ 1990)


  부활절입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교회나 성당을 다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활절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학생회회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찐달걀의 껍질 부분에 정성껏 그림을 그려 부활절당일 미사나 예배를 오신 신도들에게 학생회 기금 모금의 명분으로 판매를 했던 추억 말입니다.

무릇 부활절이라 함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그즈음 저처럼 못된 학생회간부의 머릿속에는 학생회남녀회원들의 애정어린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갖가지 성물 판매에 따른 계산과 매상(?^^) 금액만이 머릿속을 분주히 오갈 뿐이죠.

 

대부분의 판매는 당시 호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같은 학생들에게는 거의 팔지 못하지만, 성물 판매의 행사를 빙자하여 평소 호감을 갖고있던 남학생이나 여학생에게 말을 걸어보거나 속마음을 은근하게 표현한다든지 눈빛 또는 손길을 주고받는 짜릿한 순간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주로 신도 어른들에게 사 주실 것을 간청드리지만, 주 목표는 학생회시절을 거쳐간 청년회의 평소 친분이 있는 누나이거나 오빠들에게 강매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닭살돋는 갖은 애교와 장난끼섞인 강매가 많습니다. ‘신도회의 어른들보다는 청년회의 누나와 오빠들에게서 더 매상이 짭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라는 오페라의 시기적 배경이 부활절당일입니다. 서민적인 멜로와 불륜을 다룬 단순한 스토리의 오페라이며,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인 피에트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 1863.12.~1945.8.)’의 작품입니다. ‘마스카니는 유명한 밀라노음악원에서 공부를 했으며 푸치니와는 동문입니다. ‘마스카니의 작품은, 주로 베리스모 오페라(verismo opera)’라고 불리는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끌어낸 인물들이 이끌어가는 멜로이며 드라마틱하면서도 폭력적인 줄거리가 특징인 오페라입니다.

마스카니1889년 오페라 공모전에서 조반니 베르가가 쓴 시칠리아의 멜로드라마를 대본으로 꾸민 단막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eria rusticana1등을 차지합니다. 이 작품은 18905월 로마에 있는 테아트로 코스탄치(Teatro Costanzi)’에서 초연되어 화려하게 성공을 거두어 명성을 얻었습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아이러니하게도 등장하는 아리아가 아니라 간주곡입니다. 이 간주곡(Intermezzo)은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배신당한 처녀 산투차가 배신한 연인의 상대녀 남편인 알피오에게 본인의 연인인 투리두투리두의 첫사랑이지만 이미 기혼녀가 된 롤라와의 불륜을 알린 후, ‘알피오투리두에게 결투를 신청하기 전에 흐르는 음악입니다.

선율이 대단히 아름답고 한편 경건하기까지 한 이 간주곡은 극의 클라이맥스 직전 객석에 짧은 시간 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와 함께 비극적 종말 직전 폭풍 직전의 고요와 같은 긴장감을 담고 있습니다.

 

이 간주곡은 많은 오케스트라로부터 독립적으로 연주되고 있으며 여러 영화에서 이 곡이 사용되었고 영화 시네마천국/ 1988〉 〈대부/ 1990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도 등장합니다.

마피아 영화인 대부Ⅲ〉에서, 미국 마피아 거대조직인 콜레오네가()의 대부 두목 마이클(알 파치노)의 아들 안소니가 성악가로써의 첫 오페라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공연이 열리게 되고 마이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모든 가족들을 동반하여 공연을 관람합니다. 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으며, 마이클은 가족들과 즐겁게 웃으며 오페라 극장의 계단을 나섭니다.

그러나, 즐거움의 그 순간 예상밖의 인물로부터 마이클은 저격당합니다. 마이클은 총을 맞았으나 경상이었지만, 사랑하는 아름다운 딸 메리는 가슴에 총을 맞아 창졸간에 죽게 되고 마이클은 가족들과 절망적으로 오열합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마이클은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했던 여인들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세월이 흘러 이미 늙은 마이클은 한가롭게 새소리가 들리는 평온한 낮 옛친구의 저택 정원에서 쇠약해진 모습으로 의자에 앉은 채 쓰러지면서 쓸쓸히 홀로 죽음을 맞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납니다.

사랑하는 딸 메리의 죽음앞에서 절망적으로 오열하는 아버지 마이클의 모습에서부터 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흘러나오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의 간주곡(Intermezzo)은 영화 대부Ⅲ〉의 크라이막스이자 대륙을 주름잡던 마피아이지만 황제처럼 살았던 한 명의 사내이자 화려했던 인간의 드라마틱하고도 허무한 일생을 이 영화가 보여주고저 했던 그 모든 것의 결집장면이라 아니할 수 없는 감동적인 결말입니다.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마지막 장면은 총성과 죽음이며 영화 대부Ⅲ〉도 총성과 죽음으로 크라이막스를 이룹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의 간주곡(Intermezzo)은 대단히 아름다우면서도 긴장감 있으며 풍부하면서도 비극적인 멜로디이므로 명곡으로 영화의 장면으로 우리들의 인생에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