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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Led Zepplin 2021. 6. 2. 22:24

 

(바다에게는 시간을 묻지마라)

   보고 또 봐도 새롭게 느껴지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데이빗 핀처감독의 2008년 작품이다. 1차 세계 대전 말기에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이름은 벤자민 버튼이다. 부모로부터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낸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불과 12살에 60대의 외모로 변한 벤자민(브래드 피트)’은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케이트 블란쳇)’를 만나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고 연모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사회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마침내 둘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간다. ‘벤자민데이지캐롤라인을 낳으며 우여곡절의 결혼생활과 별거를 반복하다가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린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돌아 온 벤자민은 사랑하는 데이지의 품 안에서 파란 많은 일생을 마치게 된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판타지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이 원작이다. 영화에 대한 감상을 현학적으로 이야기해 보려고 애쓸 필요는 없겠다. 거꾸로 살건 뒤집어 살건 영원한 인생은 없으며, 내려야 할 그 종점은 모두가 같다. 영원한 삶도 없으며 완벽한 주검도 없으니, 항상 진솔하게 모든 것을 사랑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모두가 익히 알고있는 삼국지관우, ‘유비’ ‘장비그리고 제갈공명에 비하여 사후에 대접받는 신으로 승격되어 우리나라/ 일본인/ 중국인들에게 재물의 신으로 모셔지고 조석으로 꽃과 향, 술로 융숭하게 대접받는다. 그러나, ‘관우관운장은 죽은 다음에 본인이 죽었다는 사실에 분개하며 항상 복수를 다짐하며 지냈다는 것이다. 어느 날 산신이 지나다가 관운장을 만나 왜 당신은 저승으로 가지 않고 그렇게 비분강개하며 지내느냐고 묻자 관운장은 본인의 죽음이 억울하다는 것으로 복수를 하겠다고 설쳐대고 있다는 것이다.

 

관운장을 하소연을 경청한 산신은, 당신 정도가 억울하다면 당신이 휘두른 청룡언월도에 죽은 기라성같은 장수들은 대관절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하는 진지한 설교를 들은 관운장은 마음을 돌려먹고 저승세계로 편하게 돌아갔다는 거다. 그렇다. 따지고 들자면, ‘박근혜는 안 억울할 것이며 이명박은 안 억울하겠는가. 어디 그들뿐이련가. ‘박원순전 서울시장인들 억울함이 없을 것이며 김관진전 국방장관께서는 어떨 것이고 대통령에서 낙마한 이회창씨라고 낙마의 억울함이 없겠는가.

 

자서전과 달리 회고록은 쓰는 사람의 외적 사건이 강조된다는 점이 확연히 구별된다고 보는데, 요즘 난다 긴가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회고록의 시간으로 분주한 것 같다. 대통령들의 지략가로 명성을 떨친 김종인씨는 이미 회고록을 출판하였으며 염동연 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과정은 담은 회고록을 출간했다. 게다가, 전 검창총장 윤석열도 회고록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고 추미애도 준비 중이며 최근 조국의 문제작(?)은 출판되었다.

 

흰 죽사발 개 핧은 것 같은 얼굴의 조국은 귀족 같은 마스크와 비주얼이 멋진 스타일의 교수로써, 학계의 제자들과 재야의 인사들에게 각인시켜 둔 괜찮은 이미지 메이킹만으로도 남은 평생 노년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을 것인 바 민정수석만 지내고 조용히 물러났어도 조국이 지은 숱한 범죄 또는 의혹들(‘조국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무수한 의혹)은 그냥 대충 묻히고 넘어갔을 것이다.

 

평생을 그럴싸한 법조인으로 엘리트 지식인으로 살아 온 조국은 욕망의 전차에서 하차하지 못한 채 주군의 펌프질에 현혹되어 법무부 장관의 권좌에 냉큼 올라탔던 바 돌이켜보면, ‘조국은 그저 한낱 파렴치한 개인이 아니라 편집광적인 586 집단의 집합적 표상으로 판단된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조국의 화려한 진면목은 낱낱이 해부되고야 말았으며 만천하에 노출되었으므로, ‘조국은 그렇게 추한 몰골로 추락한 신세로는 잔여 인생을 명예롭게 살아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은 본인을 출세의 길로 적극 현혹한 문재인추미애와 함께 본인이 평생의 철학이라던 가짜 진보 정당의 재집권을 반대하는 보수의 탈을 쓴 상대편 바보들의 당 최선봉의 흑기사로 우뚝 서게 된다는 사실도 깡 무시한 채 자신의 변명과 면피를 위하여 그동안 여권에서 떠벌렸던 모든 주장들을 영끌하여 마침내 책으로 출간했다. 책에 기술한 이 책을 수백만명의 촛불 시민들께 바친다.”는 표현이야말로, 2016년 그 겨울 업무를 끝내고 저녁밥도 거른 채 광화문 광장으로 여러 날 퇴근하여 목 터지도록 자유민주주의를 외쳤던 나를 포함한 여러 참시민들이 환멸을 느끼도록 한다는 사실일 뿐이다. 대선을 앞두고 당과 대깨문 그리고 대깨조들을 일깨우기 위한 전술이겠지만, 그 책은 국민을 속이는 허망한 넋두리 흥타령을 읊은 책자이다.

 

진실에 순응하며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 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조국에게,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아래와 같은 글은 반추할만한 힘이 있다. “누군가는 음악에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예술가이고, 누군가는 수영하고, 누군가는 단추를 만들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읽고, 누군가는 그냥 엄마다.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

"결국 남은 진실은, 시간이란 순리대로 살든 거꾸로 살든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인생을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