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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가는 길

Led Zepplin 2021. 6. 13. 02:14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인간의 이상향을 표현하는 말에는 유토피아(utopia)’라는 말이 있다. ‘유토피아는 현실적으로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이상향을 가리키는 말로써 영국 작가이자 정치가인 토머스 모어가 1516년 만든 단어이다. 그 이후, ‘샹그릴라(Shangri-La)’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1933)이라는 작품에 나오는 가공의 장소이며 소설 속에서 샹그릴라는 티베트 쿤룬산맥(崑崙山脈)1) 어딘가에 있는 라마교 사원 공동체로써 행복과 평화의 신비스러운 이상향으로 묘사되고 있다.

 

극도의 피로와 기억상실증 때문에 병원에 있는 콘웨이(Hugh Conway)’가 차츰 되살아나는 기억을 더듬어가며 이야기하는 그의 체험담이 이 소설의 중심 줄거리이며, 1930년대 초 인도에서 근무하던 영국 영사 콘웨이(Hugh Conway)’ 등 네 사람이 탄 비행기가 의문의 티베트인에게 납치되어 히말라야산맥 너머로 사라진다. 비행기가 불시착한 곳은 티베트의 험준한 산중에 감춰진 불가사의의 도시 샹그릴라이다. ‘샹그릴라(Shangri-La)’ 마을은 8,400 미터 높이의 푸른 달의 산이라 불리는 카라칼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설산과 험준한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놀랍게도 이 세상 그 어느 곳보다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거다.

 

네 사람의 일행은, 서양과 동양의 문명이 절묘하게 조합된 샹그릴라의 높은 문화 수준에 감탄하게 되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매우 천천히 노화하며 일반적인 수명을 넘어 거의 불멸(不滅)의 삶을 살아간다. ‘샹그릴라의 비밀에 다가선 네 사람은 새로운 운명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면서 이곳이 인간의 복잡한 욕망과 혼란스러운 세속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며 늙음과 죽음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는 낙원임을 알게 된다. ‘샹그릴라는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으며, 모든 근심과 고통에서 해방되어 평화로운 생활이 가능한 천국 같은 곳으로 묘사되어 있다.

 

Our Shangri-la라는 곡이 있다. 우리에게는 부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라는 영화의 사운드트랙 ‘A Love Idea’로 유명한 Mark Knopfler가 부른 노래이다. 마크 노플러, Stairway To Heaven을 부른 Led Zepplin그 다음으로 내가 엄청 좋아하는 가수이자 그룹사운드이다. 교사 출신인 Mark Knopfler는 청중이 좋아하는 요구에 따라 하는 음악을 하지 않으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청중들에게 본인이 듣고 싶은 사람만 들으라는 스타일로 음악을 하는 고집스러운 뮤지션이다.

 

부드럽고도 뛰어난 테크닉을 자랑하는 기타 연주로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시키며 평범하면서도 강한 개성의 뮤지션인 마크 노플러는 한 시절 인기 절정의 ‘Dire Straits’라는 그룹사운드를 내팽개치고 영국에서 컨츄리 음악을 했으며, Our Shangri-la라는 곡은 2004년에 발표되었다. 특유의 웅얼거리는 듯한 음색이지만, 이 곡은 무척 감성적이며 서글픈 선율과 아름다운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독특한 기타 톤/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 유연한 핑거링/ 따뜻함과 인간다움이 넘치는 멋진 음악으로 손색이 없다.

 

즐거움 가득한 날이 저물면/ 서핑을 즐기던 젊은 남녀들 뒤로

석양이 해변을 아름답게 물들이다/ 지구 반대편으로 사라진다

저녁 하늘에는 반짝이며/ 너와 나의 별들이 나타난다

여기가 우리의 낙원이겠지

 

불꽃이 힘차게 타오르면/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낙원이 모습이 스쳐간다/ 낙원은 신비한 비밀이 아니지

이 순간이 지나면/ 아름다운 기타 소리를

더 이상 못 들을지 몰라

 

오늘 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내 기억 속에 불타오르고

하늘의 바퀴는 우리 위로/ 끝없이 돌고 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우주야/ 바로 지금 우리 눈앞이 낙원이야.”

 

우리는 항상 꿈꾸며 사는 존재이다.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내일에 대한 꿈이 있기에 고단한 오늘을 살고 있다. 지금 당장 이루어질 수 없을지라도 언젠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꿈, 지금 당장 갈 수는 없지만 언젠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기에 우리는 버틸 수 있다. 부족하고 힘든 현실을 우리는 샹그릴라(Shangri-La)’로의 꿈/ ‘유토피아에의 꿈으로 힘을 얻는다.

 

시절과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전쟁과 파업으로 인해 혼란했던 1950년대 미국의 하층민의 생활과 애환을 다루고 있으며 1964년 출간되어 외설 논쟁에 휘말렸던 허버트 셀비 주니어의 소설을 원작으로 암울한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폭력과 마약/ 호모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영화 부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가 보여준 상태보다 더 악화된 부분도 존재하는 현실에서 인간이 이상향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티베트어로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을 지닌 샹그릴라와 같은 이상향에서 살고 싶은 것이 우리들의 소망이다. 오늘도 만만치 않은 하루를 보내야 하는 현대인에게 샹그릴라와도 같은 영혼의 안식처 그리고 고단한 육체의 휴식처는 필요하다. 시대가 우울하거나 자신에 대해 회의가 깊어지기에 이상향을 떠올리며, 고단하고 고통이 크기에 꿈이라도 꾸어야만 견딜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코로나19’로 길이 막힌 지도 어느새 1년이 훨씬 지났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잠시라도 일상의 시름을 내팽개치고 마크 노플러의 음악 Our Shangri-la를 들으면서 저기 어딘가에 있을 나의 샹그릴라를 찾아 훌쩍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