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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몽상

Led Zepplin 2022. 6. 25. 20:52

  시계가 오후 6시 5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한낮 공원길 산보를 다녀온 후에 샤워를 하고 베란다 밖 짙어가는 녹음 풍경을 바라보면서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음미하고 있습니다.

때 마침,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월드 뮤직계의 주목받는 여가수인 이스라엘의 가수 '노아(Noa)'와 라이의 제왕(King Of Rai/ Rai: 아랍 문화권의 민속음악)으로 불리는 알제리의 '할레드(Khaled)'가 아랍어와 히브리어와 영어로 함께 부른 'John Lennon'의 'imagine'이 유장하게 감동적으로 흘러나옵니다.

 

천국이란 것이 없다고 상상 봅시다.

노력만 한다면 할 수 있어요.

우리 아래에는 지옥도 없으며, 위에는 하늘만이 존재하죠.

 

국가라는 것이 없다고 상상해 보자구요.

목숨을 앗아가거나 바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종교가 없다고 해봅시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간다고 상상해 봐요.

 

소유물이란 것이 없다고 상상해 봅시다.

욕심이나 배고픔이란 것이 필요치 않으며

모든 사람들이 이 세상을 함께 공유한다고 상상해 보자구요.

 

당신은 저를 몽상가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런 건 저 뿐만이 아닐 겁니다.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이길 바랄께요.

그리고 세상은 하나가 되겠죠(And the world will be as one).

 

서로 미워하며 오랜 시간 싸우고 있는 성경권의 이스라엘과 코란권 아랍의 가수가 함께 만나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우리도 언젠가는 하나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킵니다.

반면,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지지는 이어지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전쟁 피로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이 마침 6/25일인지라 남의 이야기를 할 것도 없이 우리도 지금 기나긴 휴전으로 언제쯤 통일을 이룰 수 있을는지 아득하기만 할 뿐입니다.

 

나는 면 요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소바/ 냉면을 자주 먹습니다. 더러는, 짜장면이나 짬뽕도 즐겨 먹습니다. 가는 곳마다 아니 더러는 아직 가보지 않은 곳도 면 음식을 잘한다는 곳은 나중에 방문할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메모를 해 둡니다.

그리고, 메모를 해 둔 집이라 할지라도 그냥 덜컥 그 음식점을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 음식점을 들어서기 전에, 우선 출입구 근처가 지저분하다든지 식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별반 없다든지 식당의 규모와 소문에 비하여 메뉴가 줄레줄레 많다든지 멀리서 봐도 식당의 주인 혼자 바쁘게 설친다든지 한다면.. 그 집 음식은 먹어보나마나 맛이 없다고 봐도 짜드락 틀리지 않다고 본다는 겁니다.

 

내일 낮에는 소바가 맛있어 작년에 자주 갔던 그 집에 가 볼까 합니다. 배가 부르면, 천국이 내 가슴속에 있으며 하늘도 아름답게 보이고 세상도 평화로워 보이는 거죠. 다시는 6/25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눈 똑바로 뜨고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입니다. 이 장마가 그치고 나면, 푸르른 청춘과 낭만의 그 여름이 다시 올 겁니다.

여름 천세 청춘 만세 대한민국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