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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를 고치는 방법

Led Zepplin 2023. 8. 6. 01:06

 

  저잣거리에 떠도는 말로 타고난 팔자(八字)’는 죽는 날까지 떼어놓지 못한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팔자사주팔자의 줄임말로 알고 있습니다.

하늘을 뜻하는 갑을병정...’이 어쩌고 땅에 있는 네 개의 기둥을 말하는 자축인묘... ’가 어쩌고는 접어두고 사람이 태어날 때, 어머니의 탯줄을 자르는 순간의 음양오행에 따라 그 사람의 길이 인생이 결정된다는 겁니다. 하여, 타고난 팔자는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동양철학의 학자와 도인들의 결론입니다.

흔히 말하는 팔자소관의 예를 보겠습니다. 강원도 원주 시내의 이름 없는 학원에서 국어 강사였던 이외수가 어느 날 갑자기 유명작가가 된 것이라든가 정대철현 헌정회장이 ‘YS’가 대통령 당선 후에 당시 명동 퍼시픽 호텔에서 ‘YS’가 직접 국무총리를 하라고 했으나 본인이 고사한 경우.

왕이 될 팔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갖 잔꾀를 동원하여 높은 직위에 오를지라도 사기꾼의 수단을 감추고 주변과 민심을 교란하여 권력욕으로 자리를 지키며 시간을 보낸다 한들 장사를 해야 할 인물이 욕망만 앞세운들 왕이 되지 못할 팔자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법 지식을 이용하여 잔꾀와 요설로 민심을 교란하고 사기를 친 자는 머지않아 형벌로 단죄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선의 역사인 계유정난(癸酉靖難)’의 소용돌이에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그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가상의 인물인 천재 관상가가 개입되었다는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사극 영화인 관상에서 관상을 통하여 세종의 차남 수양대군이 팔자를 바꾸어 나어린 임금 단종의 왕위를 강제로 빼앗으며 세조로 즉위하며 정권을 장악하는 사건이 등장합니다.

영화는 관상을 통하여 정권을 찬탈하였다고는 하지만 수양대군역시 관상에 의하여 팔자가 바뀌었다고 본다는 겁니다.

영화 관상을 통하여 수양대군으로 분한 이정재또한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를 소리친 단 한마디로 영화배우로서의 팔자를 견고하게 다져 훗날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인 최초 미국배우조합상이라는 커다란 트로피를 움켜쥐었으며 이듬해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까지 거머쥐게 된 겁니다.

여담이지만,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으로 분한 이정재관상에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서 오래 남을 명장면으로 수양대군이 등장하는 그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대단한 훌륭한 장면입니다.

 

계유정난(癸酉靖難)’을 이야기하다 보니, 팔자에 대하여 역사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틱한 인물이 있습니다. ‘계유정난에 숨은 그림처럼 묘사될 수밖에 없는 인물은 한명회입니다. ‘한명회예종성종두 임금의 장인이라는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한 인물로서 칠삭둥이로 태어났으며 탄탄한 명문가 출신으로 할아버지 한상질은 명나라에 가서 조선 국호를 허락받은 개국공신이며 종조부인 한상경도 역시 개국공신으로 영의정까지 지낸 인물로서 한명회는 조선의 손꼽히는 금수저입니다.

그는 조실부모하고 전국의 명산을 유람하는 등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으로 공부 머리와 잔머리가 따로 노는 인물로 과거에는 번번이 낙방하였습니다.

그러나, 과거 공부 때부터 친했던 권람의 추천으로 권력을 노리던 수양대군의 휘하에 들어가 그의 참모가 되어 수완을 발휘하여 일약 수양대군세조의 장자방이 된 겁니다.

실록의 사관은, ‘한명회도량이 크고 성격이 활달했으며 결단력이 뛰어났다.”라고 평가하고 있으므로, 열정과 능력은 지략가로서 대단히 출중한 인물로 보입니다.

한명회는 비록 팔자가 팔삭둥이로 어렵게 태어났으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면서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며 말년에 자신의 호를 따서 지은 압구정(狎鷗亭)’이라는 정자에서 지내다가 73(당시로서는 장수)에 생을 마쳤으며 훗날 연산군에 의하여 부관참시를 당하였으니 대단히 드라마틱한 팔자의 인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강호동양학(江湖東洋學)’의 유명한 거사 조용헌교수는 사주팔자를 고치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적선을 많이 하여야 합니다. (나 먹을 것도 부족합니다.)

둘째, 명상이 중요합니다. (졸지 않을 자신 있습니까?)

셋째, 눈 맑은 스승을 만나야 합니다. (운이 없고 복도 없는 팔자는 자기 주변에 멘토도 없습니다.)

넷째,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서의 독서는 역사책/ 경서를 주로 읽는 것을 말하며, 역사책의 묘미는 교훈과 통찰 그리고 식견이 축적됩니다.)

다섯째, 명당의 음택과 양택을 잘 잡아야 합니다. (좋은 곳을 잡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그 마지막, 자신의 명리를 알아야 합니다. (지피지기를 말하며, 주변을 곰곰히 둘러봅니다. 사람이 전반전이 좋으면 후반전은 좋지 않습니다. 소년등과(少年登科) 하면, 부득호사(不得好死) 합니다. 반대로, 선곤후태(先困後泰). , 대체적으로 전반부에 힘들게 살면 후반부에 편합니다. 선배들에게 빠따를 맞을 때, 앞자리에 앉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억울한 마음 가득 먼저 맞으면 뒷줄에 앉은 애들이 빠따 맞을 때쯤이면 나는 편안한 평정심으로 회복이 됩니다. 물론, / 후반전 전부 피똥만 싸다 가는 사람도 부지기수인 것이 인생 아닙니까.)

 

돌이켜보면, 인생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한 때/ 타이밍을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철부지라고 부릅니다. ‘()’부지(不知)’ 알지 못한다는 즉, 시간/ 때를 모른다는 말이겠죠.

사람에 따라 주어진 상황이 다를 수는 있겠습니다만, 인간에게도 4()가 있어서 나이 들 만큼 들고 살 만큼 살아서 이미 본인의 삶이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었으면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부족한 현재대로 자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욕망의 불을 끌 생각 없이 아직 힘이 남아 있다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인간 본능 또는 돈을 쫒거나 권력을 추종하는 사람은 철부지라 아니할 수 없겠습니다.

아직은 건강할 때, 나만의 시간에 오롯이 몰입하여 지나온 삶을 반추하며 그동안 챙기지 못한 나의 모든 것을 보살피는 것이 나머지 삶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살아가는 나머지 인생에 있어서,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많은 여행을 하며 조용한 곳에서 좋은 차를 구하여 시간 나는 대로 차를 마시며 멍을 때리고 기운이 좋은 곳이나 교교한 달빛 강가를 유유히 걷고 악기 하나쯤 다루면서 여유로운 순간을 보내다 보면 그런 작은 순간들이 모이고 고여 좋은 기운을 불러오고 후손까지 운명의 흐름을 바꾼다고 읽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 없는 촌노(村老)인 저는 다음과 같이 말하겠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가 제일 중요하며 나이 60을 넘어서 70을 바라보니 욕심도 없고 꿈도 없습니다. 다만, 오늘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