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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을 봐야만 맛을 아느냐?

Led Zepplin 2024. 7. 17. 05:26

 
  호랭이란 놈이 빨뿌리에 담배를 피우던 시절에, 간장 광고로 히트를 하였던 로고송이 있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 간장~”.
이 로고송을 기억한다든지 들어는 보았다면 당신은 필경 70대를 바라보거나 이미 그 나이를 넘어선 원숙한 인물일 것이다.
 
이 로고송은, 당시 초청 연사로 명성이 전국에 자자하였던 〈대한불교 조계종 전국 신도회〉 회장이었던 고 ‘박완일’ 교수가 〈샘표 간장〉 회사의 창립기념일에 초청받아 사장과 대화를 하던 중에 사장이 “요즘 사람들은 옛날처럼 간장을 먹지 않아 장사가 잘 안 됩니다.”
 
이 말을 들은 교수는 "그럼 광고를 좀 하시지요" 하고 권유를 하자 "법사님께서 우리 간장이 잘 팔리도록 광고에 쓸 말 하나를 지어 주십시오"라는 부탁을 받았다.
‘박완일’ 교수는 즉석에서 문구를 떠올리고, ”이 문구로 광고를 만들어 보십시오“하며 건네준 메모의 문구를 바탕으로 광고를 만들었으며 역시 회사의 매출이 폭증하였다는 거다.
 
역시 아주 오래전에, 서울 이태원 〈하얏트호텔〉 커피샵에서 누군가를 만날 일이 있었으나 도로가 막히지 않아 일찍 도착하게 되어 약속 시간이 여유가 있는 이유로 〈하얏트호텔〉 근처 지금 ‘경리단길’ 어디쯤의 카센터에서 엔진 오일 교환을 맡겼다.
 
여담이지만, 당시의 나는 기업의 중간 간부 사원으로 회장단의 절대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활기찬 직장생활을 하였으며 또 다른 인연으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TV에서나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들을 감상하거나 전직 청와대 수석들/ 전직 장차관의 부인들이나 준재벌급 회장/ 사장들 또는 전 국회의장과 식사와 술자리에도 때때로 어울리던 ‘화양연화(花樣年華)’의 시절이었다.
 
엔진 오일 교환 작업을 하는 동안, 카센터의 마당에서 나처럼 차 수리를 맡긴 어떤 여자와 함께 서성거리게 되었는데, 나는 당시 잘 나가는 ‘대우자동차’의 신상 모델로 햇볕에 은빛 펄이 반짝이는 하얀 칼라 최고급형 ‘에스페로’을 맡겼으며 수수한 차림으로 내 수년 동생뻘이나 될 듯한 그 여자는 오래된 모델로 색상이 구린 ‘누비라’의 주인이었다.
 
그 여자는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홀짝거리며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가끔은 나를 쳐다보며 웃고는 하였다. ‘못생긴 여자는 아니며 어디에서 본 듯하기는 한데, 왜 나를 보고 빙긋빙긋 웃으시나?’하고 갸웃거리며 서성이다가 문득 그 여자가 TV 뉴스에서 본 〈MBC〉 방송국의 아나운서임이 떠올랐다.
 
그녀는 훗날, 재벌 특히 삼성의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국회의원에 장관이 되었으며 최근 캠브리지대와 하버드대에서 연구와 강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여 삼성과의 악연을 뒤로 하고 〈IT와 반도체〉의 전도사로 변화하여 ”지금 대한민국은 〈IT와 반도체〉에 집중하지 못하면, 미래를 상실하게 될 중요한 시기에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는 외침으로 의미 있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노조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하였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창립 때부터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을 잡겠다”고 공언한 미국의 ‘인텔’도 노조가 없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노조가 생기면 단기적으로는 임금이 약간 더 올라가고, 근무 시간이 약간 줄어들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회사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사 분규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몰락시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또한, ‘인텔’에 대하여 미국 정부가 ‘인텔’에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하고 압박을 하지만 노조에 대한 ‘인텔’의 입장은 큰 변화가 없다.
 
반도체 공장들이 무노조 정책을 주장하는 건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파업에 따르는 손실이 엄청나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내내 1년 365일 쉬지 못하고 돌아간다. 공정별로 온도나 습도 등을 엄격하게 최적화해야 하여 먼지와 세균이 완벽 차단된 ‘클린룸’에서만 제조 공정이 설정된다. 이러한 이유로, 공정을 세웠다가 리세팅 까지는 자동차나 가전 공장보다도 몇 배의 시간과 비용으로 그 손해 또한 막대하다. 주재료인 웨이퍼(반도체 원판)나 특수 약품들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므로 대부분 폐기하기 때문에 엄청난 천문학적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아무리 맛을 봐야 맛을 안다지만, 〈IT와 반도체〉〈자동차〉〈선박〉〈석유화학〉의 주도권이 대만/ 중국/ 미국으로 넘어가면 후회를 해도 ‘때는 늦으리’가 된다.
대한민국의 3류 보다도 못한 문제아(問題兒), 여야 정치꾼 개새들/ 국개의원들은 일본이 대한민국에 꼬리를 밟혀 나날이 주춤거리는 모양을 보고서도 깨닫지 못한다면 쓴맛 보기 전에 개가 천선이 아닌 개과천선(改過遷善)/ 개과자신(改過自新) 이루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나 또한 기업의 관리자로서 대한민국 초기의 노조와 치열하게 다투었던 시절이 있었으되,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노동조합이 덜 발전하였더라면 노동자의 권리는 현재보다 더 열악하였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그러한 희생과 수모를 감수한 그 블루칼라의 자식들이 맞이한 오늘 대한민국의 경제와 기업의 인프라/ 일자리가 훨씬 더 탄탄하고 견고하게 수립된 선진국으로 자리를 잡았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본인의 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