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단 한 조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대여섯 살이던가 외삼촌에게 손목을 잡혀 외할머니 집에 왔다. 식구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에 나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음식을 흘렸을 때이거나 맛난 반찬을 먹을 때에는 어른들로부터 따가운 눈총과 질책은 있었다. 학교의 공부는 나의 적성에 맞지 않았고 재미도 없었다.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아이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 적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혼자 세상을 원망하였으며 초등학교 졸업을 겨우 마친 이듬해 이던가 서울에 왔다. 번화가의 큰 이발소에서 심부름을 했다. 구두도 닦았다. 구경도 못 해 본 돈이 날마다 생겼다. 난생처음 음식을 양껏 먹어봤으며 먹고 싶은 음식과 옷을 마음대로 사 입었다. 같은 업종의 친구들과 세상 무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