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를 뿌린 탓인지 오전에 호숫가 길을 따라 걸으니 바람에 섞인 공기가 한결 싱그럽고 풋풋하다. 지난 깊은 밤 내리는 비를 맞으며 귀가한 사람은 으슬거리는 한기로 어깨가 움츠러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밝은 아침의 햇살은 비바람의 영향으로 이처럼 5월의 봄날은 화창하다. 바람결에 묻어오는 5월의 환희 속에는 지나간 시절 추억속의 아련함도 함께한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잊혀진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시간 속에 그 모든 사연들은 감추어져 있을 따름이다. 시간 속에 감추어진 그 사연들이 더러는 아픔이며 더러는 슬픔이며 혹여는 기쁨이다. 점심으로 냉면을 먹으러 갔다. 소문난 냉면집이므로 식사 시간보다 조금 일찍 식당에 들어섰음에도 날씨가 더워지는 이유로 손님들이 제법 많다. 기다려 나온 냉면그릇을 바쁘게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