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 2

낙타의 울음에는 파도 소리가 들린다

형과의 마찰로 인한 불편한 생활로 부터 헤어진 어머니의 나머지 삶은 그리 썩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다만, 형과 함께 살면서 부대낀 살림살이의 끊임없는 노동과 구박으로부터 벗어났다는 작은 해방감은 있어 보였다. 기껏해야 한 달에 한 번 정도 작은 아들과 만나는 짧은 외출이면 어머니는 여타 노인네들보다 맵시 있는 옷차림으로 발걸음이 가벼우셨다. 어머니는 나이에 비하여 식성도 좋으셨으며 안색도 밝고 맑으며 건강하셨다. 어머니와 작은 아들이자 막내와의 만남은 그렇게 두어 달에 한 번씩 이어져갔다. 어머니가 갑자기 다치셔서 전주의 성모병원으로 입원시켰다는 수녀님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내려가 만난 어머니는 “바쁜데 뭐 하러 내려왔느냐.”면서 우리 부부를 타박하셨지만, 내심으로는 좋아하시는 것이 느껴졌다. 건강하시..

카테고리 없음 2022.08.10

마바리들 대잔치

최초의 인간 ‘아담’이 포도나무를 심고 있는데, 지나가던 악마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아담’이 대답했다. “나는 지금 굉장한 나무를 심고 있다.” 악마가 화답했다. “이건 처음보는 식물인데?” ‘아담’이 악마에게 설명하였다. “이 식물에는 아주 달고 맛있는 열매가 맺히는데, 그 즙을 먹으면 굉장히 행복해 진단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악마는 자기도 동업자에 끼어달라면서 양과 사자 그리고 원숭이와 돼지의 피를 거름으로 부어주었다. 포도주는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으로, 우리가 술을 마시면 처음엔 양처럼 순하게 더 마시면 사자처럼 조금 후엔 원숭이처럼 춤추고 노래하며 지나치면 토하고 뒹구는 돼지처럼 변화하는 것은 악마의 선물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악마가 바쁠 때는 인간에게 포도주를 대신 보낸다는..

카테고리 없음 2022.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