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을 처음 만난 것은 아주 오래 전 그날이었다. 그 출발은 한국 불교의 전래에 대하여, 학계의 일치된 견해는 아니지만 타밀 불교의 '남인도'가 ‘허왕후’ 일행을 보내 중국 '산동'을 거쳐 우리나라 남해안 지방의 '가락국'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니 지루한 업무와 숨 가뿐 도시를 뒤로 하고 그 발자취를 따라 봄 한 철 아름다운 산하를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떠도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는 생각으로 길을 떠났던 터이다. 그런 바람으로 ‘순천’행 고속버스에 올라 터미널에서 하차하였다. ‘순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자 안개가 제법 시야를 가렸다. ‘두타사(頭陀寺)’ 앞에서 버스를 내려 길가에 세워둔 안내판을 바라보니 약간의 경사진 오르막을 걸어 20여 분을 걸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