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아무래도 기억과는 좀 다르다. 우리들의 추억이라는 단어에는 막연하나마 슬며시 저며오는 아픔이라든지 아스라한 미련이랄까 까닭 모를 애틋함이랄지 아무튼 그런 어떤 서정이 있다. 추억이라는 것은 내가 누군가와 사랑했었던 기억/ 누군가를 짝사랑했던 기억/ 재수를 결심하면서 맥 빠지고 쓸쓸했던 기억/ 사회에 진출하기 위하여 반드시 합격해야 하는 시험에서 탈락했던 순간의 암담한 기억/ 처음 입사한 회사의 두렵지만 새 출발로 설레었던 기억들이 있지만, 역시 아무래도 그 누군가 때문에 혼자 아파하며 무작정 걸었던 그때의 풍경과 그 순간들의 기분 등이 문득 어느 순간에 또는 아주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을 때 떠오르는 바로 그것이 추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요즘처럼 비가 주룩주룩 또는 소리도 없이 내리면 추억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