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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시간

보고 또 봐도 새롭게 느껴지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2008년 작품이다. 제1차 세계 대전 말기에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이름은 ‘벤자민 버튼’이다. 부모로부터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낸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불과 12살에 60대의 외모로 변한 ‘벤자민(브래드 피트)’은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케이트 블란쳇)’를 만나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고 연모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사회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마침내 둘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간다. ‘벤자..

카테고리 없음 2021.06.02

바람이 불고 별은 반짝인다

명산동 어느 주점에선가 양푼으로 마시던 막걸리 그 양푼에 담긴 건 막걸리 아닌 눈물과 피 그 때 우리가 마신 막걸리 오늘 바라보니 상처에 뿌린 소금 양푼 가득 막걸리를 마셨으며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젊음의 분노와 슬픔을 소주로 달랬던 70년대 그 격정의 시기에 청춘을 보낸 우리는 나름의 상처와 슬픔을 갖고 성장하였지만, 학창 시절의 슬픔과 분노 그 울분은 산업화의 주역 한 사람으로 현실을 투쟁으로 살아내는 와중에 더러는 치유되면서 더러는 그 상처에 오히려 소금을 뿌리면서 엮어왔다. 그리고, 살면서 갈망했던 세상의 바다에서 충분할 만큼 낚아 올리지는 못했지만, 그 오랜 삶의 현장에서 한계를 깨닫고 어느 날 나는 떠났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미련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으나, 못다 이룬 욕망을 내려..

카테고리 없음 2021.05.28

낙타의 노래

낙타는 4500 만 년 전 ‘북아메리카’에서만 존재했다. 당시, ‘북아메리카’의 대초원은 기름진 초원과 풍성한 먹이사슬로 모든 동식물의 낙원이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 기름진 초원과 풍부한 먹이조차도 쫒고 쫒기며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경쟁에서 밀리면 그대로 죽음일 뿐인 거다. 그러한 피비린내 나는 투쟁의 현실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은 180만년전의 빙하기를 맞이하여 보다 더 살기 좋은 땅을 찾아 대이동을 하였으며, 낙타는 ‘아프리카’ 그것도 웬만한 동물들은 생각하기도 싫은 사막 언저리에 자리를 잡았다. 수천만 년 동안 살아온 초원을 뒤로 하고 선택한 ‘아프리카’ 그 머나먼 신대륙은 타는듯한 무더위와 강추위가 무한 반복되는 기회의 땅이 아닌 죽음의 땅이며 이제 더는 먹힐 염려가 없지만 먹을 것도 그 외 ..

카테고리 없음 2021.05.15

5월에 꾸는 〈호접몽〉

베란다의 천장에 빨래대를 설치하려 하자 필요한 공구가 생겨서 친구에게 빌려줄 것을 요청하였더니, 친구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나와 내게 전달하고는 쏜살같이 일터로 돌아갔습니다. 그 친구는 절친 동창으로 현재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현직을 떠나고 난 후 평안하고 한가로운 일상, 요즘 백수들은 과로사한다던데 나는 그야말로 있는 것은 시간뿐 입니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기며 살아 온 날들이 현실이 아니었던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대체로 학업을 마친 후 더러는 휴직의 기간도 있지만(그 휴직의 기간에도 마음은 항상 쫓기는 것이 현실이죠) 일을 하여 생계도 해결하지만, 항상 내일이라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하여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나이가 들어 현직을 떠나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우..

카테고리 없음 2021.05.07

내일이면 늦으리

맑게 고운 소복으로 청초하던 목련꽃은 벌써 떨어졌으며 벚꽃도 이제는 지고 말았다. 며칠 비가 내리고 미세먼지가 지나가고 어제는 바람도 없이 날씨가 좋았다. 전형적인 봄날인 거다. 며칠 트래킹으로 무겁게 걷기만 하였는지라, 경쾌하게 내달리고픈 드라이빙의 욕구를 해소하며 바닷바람을 가슴 가득 폐부에 드링킹할 요량으로 ‘새만금 방파제’를 내달려 ‘내변산 국립공원’의 ‘월명암’을 목적지로 집을 나섰다. 모처럼의 산행은 가파른 오르막길이 고통이기보다는 즐거운 힘겨움이 되었다. 이른 봄 바다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반짝이는 연두로 살랑거리는 잎사귀들은 청량하면서도 신비롭다. 월명암에서 동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내변산 산악의 웅혼하고 때 묻지 않은 귀한 자태는, ‘대한민국’의 국립공원으로서 부족함이 없었으며 미국 서부 ..

카테고리 없음 2021.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