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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순간

술고래인 영구가 오늘도 거실에 큰 대자로 쓰러져 자고 있었다. 마룻바닥에서 입을 벌리고 자는 모습이 못마땅한 마누라가 순도 99% 초콜릿이 건강에 좋다는 말이 떠올라서 영구의 입안에 초콜릿을 넣어주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거실로 나온 영구는 비장한 말투로 이렇게 말하였다. “여보, 이제 나는 술을 끊어야겠어~!!” “오모~, 정말 생각 잘했네. 근데 어떻게 갑자기 그런 결단을 내렸나?” “그러게, 이젠 쓸개즙이 올라온다.” ⌜국민의 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은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온다”며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에 크게 기여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결단을 언급하면서 새삼 ..

카테고리 없음 2021.03.27

초춘(初春)

아직은 추위가 가시지 않은 2월의 산사 ‘금둔사’. 고즈넉함만이 감도는 고요한 산사는 먼 길을 달려 온 나그네에게 모처럼의 힐링을 안겨준다. ‘금둔사’의 ‘납월매’는 부처님이 납월(12월/ 섣달) 견성(見性; 깨달음을 얻은 경지)하신 달에 피는 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섣달의 추위 속에 피는 절개의 상징이다. 탐매꾼들에게 이른 봄이 되면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곳 다섯 명소가 있는데 서울의 ‘비원’/ 구례의 ‘화엄사’/ 장성의 ‘백양사’/ 승주읍의 ‘선암사’/ 낙안읍의 ‘금둔사’가 그 곳이다. 이 곳들은 모두 조선시대에 한다하는 선비님들이 구중궁궐의 권자들이 시를 읊고 글을 쓰며 풍류를 즐기던 명소들이였다. 탐매자는 ‘납월매’가 쇠할 때라야만 ‘선암사’의 ‘선암매’가 성하기 시작하며 그리 멀지않은 ‘백..

카테고리 없음 2021.02.23

정취암에 오르다

담력과 함께 문무 또한 겸비한 ‘문가학’은 섣달 그믐날을 기다려 한 말의 술을 짊어지고 ‘정취암’을 올랐다. 2경(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누었을 때의 두 번째 시간/ 밤 9시~11시 무렵)이 지나고 3경(밤 11시~ 새벽 1시)이 깊어갈 무렵, 초연히 한 여인이 나타나 문밖을 기웃거렸다. ‘문가학’은 차분하고 담대하게 안으로 들어올 것을 청한 후에 여인이 자리에 앉자 술잔을 권했다. 술이 바닥날 즈음, 취한 여인이 비스듬히 기대어 조는 모습을 바라보니 허리 아래 꼬리가 아홉 달린 구미호였던 거다. ‘문가학’이 준비한 밧줄로 여우의 손과 발을 결박하자, 놀라 깨어난 여우는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그리고, 여우는 자기에게 둔갑술 비결이 적힌 책이 있으니 살려만 주면 그 책을 주겠노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책을 ..

카테고리 없음 2021.02.04

부치지 못한 편지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0.12.13

사랑과 이별의 풍경

‘양조위’ ‘장만옥’의 《화양연화/ 2000》 기나 긴 장마가 연일 비를 뿌리는 밤입니다. 바이러스와 민주독재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위선의 권자들만으로도 돌아가는 세상이 힘겹건만 국민들에겐 부동산파동과 천도설까지 떠안겨 나라가 혼돈의 와중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하면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영위해 나가야만 합니다. 장마의 날들이지만, 밤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내리는 비와 함께 사랑과 이별의 풍경을 보여주는 훌륭한 장면이 있는 영화들이 생각납니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OST, 스타 박중훈이 노래하는 ‘비와 당신’도 생각납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시는 밤이면 술 한 잔 걸치고 노래방을 가던 시절엔 저도 빠트리지 않고 부르던 로맨틱한 노래입니다. 내리는 비와..

카테고리 없음 2020.08.09